日 정부, 북핵 보다는 납치문제 해결이 우선

▲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 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일본 정부는 북핵 문제를 풀기위해 오는 8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주력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시설 가동 중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 핵포기를 위한 일정한 진전이 있더라도 북한에 대한 식량 및 에너지 지원에는 응하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고 교도(共同)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또 회담에서 북한과 양국 간 국교 정상화 문제 등을 다룰 워킹그룹이 설치되더라도 핵문제 이상으로 비중을 두고 있는 일본인 납치문제의 진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지원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한국, 중국 등 다른 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중시, 일본의 납치 문제 부각에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회담에서 납치 문제가 중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도록 참가국들을 압박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 여름의 중요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으로서는 ‘아베 외교’의 성과를 내세울 수 있도록 납치 문제에서 어느 정도의 진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오는 회담에서 핵.미사일 문제와 납치 문제의 포괄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 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오는 6일 있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 이해를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 등이 핵문제의 진전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공될 대북 지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의 이런 대응이 자칫 다른 참가국들과 엇박자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살 우려가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은 오는 베이징 회담에서 대북 수교에 필요한 납치문제 등 양국 현안의 해결을 포함한 재작년 9월의 공동성명을 거듭 확인하는 내용의 공동문서 작성을 목표로 미.중 양국 등과 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을 재확인함으로써 워킹그룹을 통한 일.북 협의가 본격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무성의 한 고위 간부는 일.북 워킹그룹에 대해 “설치 합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짧은 회담 일정 속에서 개최는 어려울 것이다. 납치 문제의 실질적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차기 회담 이후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 일단 베이징 회담에 참석하는 북한 대표단에 납치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송일호 대일 국교정상화 담당 대사의 포함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송 대사가 베이징에 올 경우, 북한이 일본과의 협의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