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對北 포위망 완화 경계

북한 핵실험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주장해온 일본 정부는 베이징(北京)에서 18-19일께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6자 회담과 관련, 대북(對北) 포위망이 완화되지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특히 그동안 북한측에 회담 재개전 핵시설 가동 중지 등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해온 미국이 6자회담에 임하기로 한데 대해 미국측의 대북 정책이 다소 유연한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핵 문제에 관해 그동안 미국과 확고한 연대를 유지해왔으나 이번에 미.북 양측이 회담을 재개하기로 한데 대해 외무성에서는 조지 부시 정권이 중간 선거에서 패해 6자회담을 진전시켜야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거 패배후 부시 정권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해온 민주당의 주장에 배려해 대북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미국측의 태도 변화로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바꿔야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0월의 핵실험 강행 이후 미국과 더불어 강경 대응을 선도해 왔다.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가 나오기 전 이미 북한선박 전면 입항 금지와 북한상품 전면 수입 금지 등의 초고강도 보복조치를 취했었다.

사치품과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자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일본은 대북 압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위해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과 북한 국적의 조총련계 동포들의 북한 방문시 재입국을 막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해 제재 조치를 계속 확대해가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중국을 중개역으로 한 미.북간 물밑조정을 통해 6자회담 재개가 합의된 것이 결코 달가울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그동안 강경 대응의 보조를 맞춰온 부시 정권의 대북 정책이 유화적인 방향으로 나갈 경우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혼자서만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는 셈이 돼, 고립을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입장에 처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6자회담의 틀속에서는 이미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포함한 각국 수석대표가 모여 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했을 당시 일본측 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 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목소리는 들리지않았다.

일본 언론은 당시 사사에 국장의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김계관 부상과의 접촉 가능성을 전망했었다. 일본으로서는 핵문제와 함께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접촉할 필요가 있었으나 북한측의 무시로 성사되지 못했다.

일본은 김계관 부상으로부터 “6자회담에 낄 자격이 있는가. 만날 필요도 없다”라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이에 따라 일본측은 당시 러시아를 제외한 6자회담 수석대표의 외교무대에서 ‘옵서버’에 머물며 협의 내용을 전해들어야 했다.

일본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핵 문제와 함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의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문제를 구실로 대북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이참에 납치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9일 6자회담 재개 전망이 서게 된데 대해 “납치 문제는 아베 내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다. 6자 협의에서도 납치문제를 거론해 조기 해결의 중요성을 호소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북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총리의 자리까지 오르고, 인기도 끌고 있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6자회담에서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여, 일본의 6자회담 배제를 주장하고 있는 북한과의 신경전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북한이 취할 행동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이번 미.북간 절충이 각자의 국내사정에 배려한 조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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