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싱가포르서 북일 외무장관 접촉 타진

독도 문제로 6자회담에서 ‘외톨이’ 신세를 더욱 면하기 어렵게 된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포럼(ARF) 때 북한과 개별 외무장관 접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ARF에 참석하는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은 처음으로 열리게 될 6자 외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과 개별 접촉을 갖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 해결만을 강조하며 에너지 지원에는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등 6자회담의 다른 참가국과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어 북한이 일본의 개별접촉 제의를 수락할 지는 불투명하다.

이 신문은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북한측에) 정식 회담 제의는 하지 않았지만 서서 담소를 나누는 기회는 있지 않겠는가”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일본은 고무라 외상이 북한의 박 외무상과 개별 환담을 갖게 될 경우 납치문제 재조사의 조기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외무장관 수준에서는 실무적인 얘기를 나눌 수는 없기 때문에 납치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 북일 양국 실무자 협의에서는 북한이 납치문제 재조사를 약속한 바 있으나 이후 재조사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아무런 후속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계획의 신고에 대한 ‘선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를 밟고 있어 일본은 납치문제가 ‘낙동강 오리알’처럼 방치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에 대해 납치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테러지원국 딱지를 떼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해 왔다.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가 일본측의 요망과는 달리 북미 양자협의를 중심으로 급진전되고 있는데다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국의 협력까지 얻기 힘든 상황이어서 더욱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싱가포르 ARF 회의 때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갖자는 일본측의 제의를 일축한 바 있다.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는 등 양국간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대화를 갖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6자회담 진전을 배경으로 비상한 관심 속에 열리게 될 6자 외무장관 회담은 일본측의 존재가 더욱 약화될 것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일본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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