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북일 실무회의서 ‘과거청산’도 논의 방침

일본 정부는 오는 5일부터 이틀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는 6자회담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회의에서 납치문제와 함께 북한이 요구해온 ‘과거 청산’ 문제도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그동안 6자회담 등에서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납치문제에 관해 ‘해결 완료’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협상을 진전시킬 현실적 묘안이 없는데다 6자회담 흐름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전술상의 변화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이 북한의 수재 지원을 위해 인도적 원조를 검토하고 있음을 표명한 것과 맞춰 납치문제에 대한 북한의 성의있는 대응을 유도하기 위해 북한측의 식민지배 청산 문제를 다룰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과거 청산 문제를 납치문제와 병행해 논의하기로 한 것은 납치 문제를 놓고 원칙론으로 일관했다가 회의 자체가 결렬됐던 지난 3월 실무회의의 반성을 토대로 실질적인 협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위한 의도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실무회의에서는 납치문제를 둘러싼 양측간의 대립으로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결렬됐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청산 문제에 대해 지난 2002년 9월 ‘평양선언’에 입각, 식민지 시대의 재산과 청구권을 상호 포기하는 대신 일본이 경제 협력을 제공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강제연행과 군대위안부 문제 등을 들어 경제협력과는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실무회의를 앞두고 북일 양측간에 사전 비밀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6자회담 등에서 일본에 대해 철저한 ‘왕따 전략’을 취해온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마치무라 외상은 28일 일본 언론들과 회견에서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 지는 해보지않으면 알 수 없지만 단지 만나서 ‘안녕하세요. 잘 가요’라는 형식은 안될 것이다. 다소라도 시간을 들여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진전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마치무라 외상이 인도적 지원의 검토 방침을 밝힌 것도 북일 실무회의에서 북한의 진전된 태도를 끌어내기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용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납치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경제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유지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긴급 인도지원의 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유엔의 지원 요청을 따르는 형식으로, 국제기관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6자회담 합의에 의해 북한에 핵시설 가동 정지 등의 대가로 지원하기로 한 중유 95만톤 상당의 에너지 지원과 이번 인도적 지원을 분리하는 한편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보복조치로 잇달아 취한 대북 제재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대북 인도 지원은 지난 2004년 12만톤의 쌀을 제공한 이후 처음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