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변화하면 北도 적극 호응할 것”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7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렸던 북일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대북정책의) 궤도를 수정한 일본이 꾸준히 움직이면 조선(북)측도 적극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신문은 울란바토르발 기사에서 “회의에서 (북.일) 쌍방은 6자회담 합의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평양선언에 기초한 국교정상화를 조기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일치했다”며 “현 시점에서 조.일 두 나라가 관계정상화의 지향과 의지를 다시 확인한 의의는 크다”고 평가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북일간 첨예한 쟁점인 납치문제와 관련, “납치 문제와 관련한 말을 들은 다음에도 감정이 크게 상하지 않은 조선 대표단의 표정으로 미뤄 일본 대표단이 하노이 회의의 전철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 이번 회담에서 일본측의 납치 문제 해결 요구가 하노이 회담 때에 비해 다소 누그러졌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2.13합의가 본격적인 이행단계에 들어서고 조미관계의 진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조선과 대화의 틀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협상 전술을 다시 책정한 것은 현실적인 대응”이라며 “납치문제를 조일관계 진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도 일본에 이로운 일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일) 쌍방의 재출발은 일본의 궤도수정에 의해 이뤄졌다”며 “일본이 국제사회의 추세에 합류하기로 한 것은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말하는 등 일본 정부가 대북 정책의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거듭 부각시켰다.

신문은 “일본은 납치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조선이 이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을 귀국시킨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평양선언 발표 후 과거청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하고 “조.일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조선이 이미 한 것처럼 일본이 행동을 일으켜야 할 것”이라며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납치-과거청산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신문은 “조일관계가 악화된 근본원인은 일본의 과거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던 데 있고 과거청산은 조일관계에서 중핵적인 문제”라며 “두 나라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장기화되는 속에서 납치문제도 발생한 것”이라며 과거청산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신문은 “악화일로를 치달았던 조.일관계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진전돼 가는 조미관계가 대조적인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오늘의 정세발전의 흐름을 볼 때 조선, 미국, 일본의 삼각구도에서 어느 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고 어느 나라가 피동에 빠져 있는가 하는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해 최근 북미관계 진전에 따른 북한측의 외교적 자신감을 반영했다.

북한은 6자회담을 비롯한 중요한 회담이 있을 때마다 평양에 주재하는 조선신보 기자를 대표단과 동행시키고 이 신문은 매일 2회 이상 인터넷을 통해 관련 기사를 송고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입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은 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를 통해 회담의 현안에 대해 보도할 경우 북한의 공식 입장으로 굳어질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조선신보를 통해 자신들의 호.불호 입장이나 분위기 등을 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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