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메구미 유골분석 3곳 의뢰해 2곳서 실패’

일본 정부가 요코타 메구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감정을 의뢰한 기관은 당초 알려진 2곳이 아니라 모두 3곳이었으며 이 중 2곳에서는 모두 분석에 실패했다는 일본 의회 의원의 진술이 나왔다.

1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지난 2월 23일 일본 중의원 대정부 질의 속기록에 따르면 스토 노부히코(首藤信彦) 의원은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무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정부가 감정을 의뢰한 3곳의 기관 가운데 2곳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으며 (유골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른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작년 12월 9일 일본 최고 권위의 과학경찰연구소(과경연)가 유골감정에 실패했음에도 데이쿄(帝京) 대학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사실로 단정하고 북한이 건네준 요코타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스토 의원은 과경연과 데이쿄 대학 외 제3의 기관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거명 하지 않았다.

만약 3곳의 분석 기관 중 2곳이 유골 감정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데이쿄 대학의 감정 결과는 실험 과정에서 외부의 이물질에 의한 유골 샘플의 오염 가능성 까지 감안했을 때 결과의 신뢰도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토 의원도 대정부 질의에서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국, 영국과 같은 제3국의 이름있는 연구기관이나 학회에도 별도 감정을 의뢰해 크로스체크(교차검증)하지 않고 납치 문제에 있어 북한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유골을 감정한 요시이 도미오(吉井富夫) 데이쿄 대학 강사가 DNA 분석기법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때문에 요시이 강사 자신도 저서에서 과학적인 분석기법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토 의원은 데이쿄 대학 분석팀이 유골 감정 결과에 오염에 의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는 지난 2월 영국의 과학전문잡지 `네이처’ 온라인판(www.nature.com)의 보도에 대해서도 마치무라 외상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캐물었다.

이에 대해 마치무라 외상은 우회적인 화법으로 “그런 보도가 있는 것은 알고 있
지만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보도가 (데이쿄 대학의) 감정 결과를 부인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고 답변하면서도 “사실 관계만 얘기하자면 경찰이 가장 신뢰하는 데이쿄 대학의 결과라고 해서 그것이 맞겠구나하는 생각을 해서 즉각
`반론’을 했다”고 말했다.

속기록 내용으로 볼 때 마치무라 외상이 언급한 `반론’이 네이처의 보도를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마치무라 외상은 일본 정부가 분석을 의뢰한 기관이 3곳이라는 스토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마치무라 외상은 특히 답변에서 “제3국에 크로스체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납치문제에 대한 북한의 불성실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발언은 일본 정부가 제기한 이른바 `가짜 유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납치 문제에서 북한을 수세로 몰아붙이려는 의도이거나 혹은 대북 경제제재의 명분을 찾으려는 속셈일 수 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가 “(북한과) DNA 논쟁에 들어가면 납치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하는 점에서 외국에 유골을 위탁해서 재감정을 할 생각은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못박은 데서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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