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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납북 여성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 김철준씨가 ‘한국인 납북자’로 확인됐다고 7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철준씨의 신원 확인을 위해 일본 정부가 유전자(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가 한국인 납북자로 확인됐다고 복수의 도쿄 소식통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메구미 남편 김씨는 1978년 전북 선유도에서 실종된 김영남(당시 고등학생)씨로 지난 2월 한국인 납북자 5명의 부모 · 형제에게 채취한 DNA를 분석한 결과 이중 한 명이 메구미-김철준 부부의 딸인 김혜경(18)씨와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김철준씨가 남한 출신 납북자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요코다의 딸 김혜경씨를 2002년 9월 평양에서 만나 머리카락과 혈액을 채취하고, 한국에서 1977년~78년 사이에 납치된 한국인 5명의 부모를 지난 2월에 만나 혈액과 체세포를 제공받았다.
2004년 11월 제3차 북 · 일 국교 정상화 회담에서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라고 일본 측에 건네줬던 것이 검사 결과 가짜라는 판정이 나온 이후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이번 DNA감정은 복수의 기관에 의뢰해 신뢰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나카 아키코 일 외무성 정무관은 지난주 “조만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현재 한국 정부와 발표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는 문제로 발표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 북 · 일 관계뿐만 아니라 남 · 북 관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납북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던 한국정부도 일본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공개되면 어떤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납북자 관련 단체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철준은 78년 선유도에서 납치된 김영남’
그러나 지난 3월 제13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한 공동취재단이 ‘납북자’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취재를 막고 상봉행사에 참여했던 남측 가족이 10시간 넘게 억류되는 소동이 벌어지는 등 ‘납북자’란 용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국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논란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구미의 남편 김철준이 1978년 납북된 한국 고등학생 5명 중 한 명이라고 제기해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DNA 조사를 벌였던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이에 대해 “최초 이 문제를 가지고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에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자고 요구했으나 일본정부만이 응했을 뿐 한국정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한국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한편 외교부 관계자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일본 정부로부터 DNA 검사에 대한 정식 통보를 받지 못해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하기 힘들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메구미의 남편 김철준으로 밝혀진 김영남(당시 16세)씨는 1978년 전북 군산시 선유도에서 납치됐다. 당시 김씨는 실종된 것으로 처리됐지만 97년 탈북자의 증언으로 납북사실이 확인됐고, 현재는 북한에서 대남 공작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코다 메구미는 1977년 일본 니카타현에서 실종됐다. 당시 13세였던 메구미는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 · 일 정상회담에서 납치 사실을 시인했다. 북한 당국은 그가 94년에 자살했다며 2004년 그의 유골을 일본에 전달했으나 유전자 검사 결과 가짜로 드러나면서 북-일 양국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