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자 대북제재 ‘단호 고수’ 속셈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방침에도 불구하고 고강도의 대북(對北)제재 조치를 단호하게 고수키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미사일과 핵,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북(對北)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가 북한이 ‘이미 해결’이라고 선을 그은 납치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독자 대북제재를 풀 의지가 전혀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미국마저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인 자금 일부의 선별해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북제재에서 미국과 발을 맞춰온 일본측은 태도를 달리한 셈.

무엇보다 일본측은 고삐를 늦추는 움직임이 자칫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상황을 낳게될 지 우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과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이 제재 고수를 천명하며 “핵 보유국으로의 복귀는 안된다”고 못박은 것은 이런 배경에서라는 것이다.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될 경우 ‘핵.미사일.납치’의 포괄해결 후 북한과의 국교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일본의 대북접근 방식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본측은 일관되고 단호한 태도로 대북제재를 견지하면서 6자회담 안에서 북한이 먼저 ‘완전한 핵포기’를 약속토록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회담을 통해 촉구해 나갈 것”이라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의 언급은 이런 맥락이다.

일본 정부 각료들의 태도를 보면 북핵사태가 야기한 ‘안보 불안’을 틈타 헌법개정을 비롯 안팎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민감한 정치.안보 구상의 논의를 일거에 진전시키겠다는 속셈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31일 미국 CNN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군대보유와 교전 등을 금한 헌법 9조를 개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를 임기 내 이뤄내겠다고 전격 천명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북핵사태로 자국민들의 반북감정이 고조되고 주변국의 견제가 약화된 상황을 틈타 개헌을 정치스케줄로 공식화한 것이다.

자민당의 정책사령탑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정조회장이 거듭 ‘핵 무장론’을 제기하고 아소 외상마저 이를 거들고 나선 것, 아베 총리가 이들의 발언을 묵인하는 것 등 역시 북핵사태를 핵을 비롯한 재무장 논의를 다지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북한 선박의 입항금지와 북한산 상품의 전면 수입금지 등 사실상 대북봉쇄가 내용인 대북제재 조치가 이러한 안보정국을 살려가는데 유효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는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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