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북제재 해제 놓고 신중론 대두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일부 경제제재 해제 방침과 관련, 여권내 반발 등으로 신중한 입장으로 기울고 있어 조기 해제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주 베이징(北京) 실무 회담에서 북한이 납치문제 재조사를 약속함에 따라 제재의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 이번주 중 해제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권에서 제기되면서 미묘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납치문제에 잘못 대응할 경우 빠르면 연내에 있을지도 모르는 총선거를 앞두고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측에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의원연맹 회장인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전 경제산업상은 17일 납치피해자 가족회 대표와 함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과 만나 “구체적인 진전이 확인되지 않는 한 제제를 완화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마치무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말을 주고 받는 차원으로, 지금부터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다. (북한의) 말만 듣고 우리가 행동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며 재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제재 해제의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북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도 17일 주요국 통신사 대표들과 가진 회견에서 “아무렇게나 해제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납치문제의 진전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경제제재를 해제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총리실의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 납치문제담당 보좌관은 ‘북한 외교를 신중하게 추진하는 모임’에 참석해 “좀 더 논의를 한 뒤에 (일부 제재 해제) 결론을 내는 것이 좋았다”며 정부측의 해제 발표가 성급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의 조치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초당파인 일조국교정상화 추진의원연맹은 “정부간 교섭 재개를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는 논평을 냈다.

외무성 내에서도 일부 제재를 푸는 최소한도의 성의조차 보여주지 않고서는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 자체가 진척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북한의 납치문제 재조사 약속과 일본항공 요도호 납치범 송환 협력을 ‘일정한 진전’으로 평가해 지난 2006년 10월 핵실험 강행 이후 취한 경제제재 가운데 인도적 물자 수송에 한해 북한 선박의 입항을 허용하고 인적 왕래 금지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상징성만 있을 뿐 실효성은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제 대상인 전세 항공편은 몇년간 운항 실적이 없어 제재를 풀더라도 실효가 없는데다 만경봉호의 입항에 대해서도 인도적 물자수송에 국한하고 있을 뿐 재일 조선인들의 만경봉호를 이용한 북한 방문이나 일반 물자 수송은 계속 금지되기 때문이다.

실효가 있다면 조총련 간부들에 대해 북한 방문 후 재입국을 허용하게 된다는 점 정도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먼저 제재 조치의 일부를 풀지않고 계속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만을 압박할 경우 북한측의 반발을 사 모처럼 조성된 관계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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