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북제재 총련 동포 北 방문에도 ‘여파’

일본 정부가 10일 각료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6개월 연장키로 함에 따라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동포들의 북한 방문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일본 각의가 연장을 결정한 제재 내용은 ▲모든 북한산 품목의 수입금지 ▲북한선적 선박의 일본 입항 전면 금지 ▲북한 국적인의 일본 입국 원칙 금지 등이다.

이중 북한 선적 입항 금지 조치와 북한 국적인의 일본 입국 원칙 금지 등은 총련 동포들의 방북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매달 2차례씩 원산과 일본 니카타(新潟)항을 오갔던 만경봉-92호의 입항을 금지하면서 총련 동포들의 북한 방문을 위축시키는 데 톡톡히 재미를 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총련 동포들은 중국 선양(瀋陽)이나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북한을 방문하고는 있지만 그 숫자가 대북제재 조치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대북제재 조치 이전에 있었던 2005년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당시 무려 6천 명에 달하는 총련 동포들이 북한을 방문했지만 올해 4월15일부터 진행될 공연은 40일 안팎으로 단축된 공연 기간 등을 감안하더라도 2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총련측은 예상하고 있다.

만경봉호의 입항금지 조치는 경제제재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배가 다닐 때는 북한의 가족이나 친척을 방문하러 가는 노령층 동포들도 선물 명목으로 많은 양의 물자를 쉽게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지만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지금에는 무거운 짐을 끌고 제3국을 경유해야 하는 데다 중량 제한으로 선물 보따리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손동주 지구촌동포연대 집행위원은 “일본이 금융기관을 통한 대북 송금을 금지하자 총련 동포들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가족 등에게 현금을 전달하기도 했었지만 만경봉호 입항 금지에 따라 방문자가 크게 줄어 들면서 사실상 경제제재와 같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국적의 일본 입국 원칙 금지 조치는 규정의 해석이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는데다 일본 정부가 아예 앞으로는 총련 동포들의 북한 방문까지 금지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오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목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총련 동포는 대다수가 북한 국적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국적이 없는 ‘조선적(朝鮮籍)’ 동포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해방 직후 귀국하지 못하고 자국에 남은 조선인에 대해 외국인으로서 인정을 미루다가 ‘조선반도에서 건너온 사람’이라는 뜻으로 조선적이란 호칭을 사용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국적이지만 특별영주자격을 가지고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북한을 방문할 때는 북한 당국에서 여권과 같은 효력을 갖는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받는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로 조선적 동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6개월짜리 임시여행증명서를 내주고 있다.

결국 이를 근거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돌아오는 총련 동포를 북한 국적자로 간주해 일본 정부가 국민의 들끊는 반북 여론을 내세워 재입국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일본 정부 역시 이들을 한국이나 북한 어느 쪽 국적도 아닌 조선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또 이들이 특별영주자격을 갖고 있어 무작정 재입국을 막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정부는 총련 동포들의 북한 등 외국을 방문할 때는 출입국 당국에서 재입국 허가서라는 것을 발급해 재입국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총련 동포들은 최근 들어 일본 정부가 재입국허가서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북한 방문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 요코하마(橫浜)에서 재일동포 인권운동을 벌이고 있는 ‘공생의 동네만들기’ 배안(50.여) 대표는 “대북제재 이전에는 출입국당국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4년짜리 복수 재입국허가서를 발급해줬지만 현재는 해외로 출국이 1차례만 허용되는 단수 허가서를 내주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사실을 빌미로 총련 동포들의 재입국을 거부한 사례는 없지만 재입국허가서가 출입국 당국의 판단만으로 총련 동포들의 북한 방문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의 대학이나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총련 동포들의 경우 북한을 방문했다가 기밀 누설 등 혐의로 일본 경찰의 조사나 수색을 받을까 봐 북한 방문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총련 소속의 한 동포는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기는 했지만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일본 경찰의 조사나 수색을 받을 경우 나뿐 아니라 직장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방북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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