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북제재 관련법 본격 정비

▲ 아베신조 일본 관방장관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발사 후 즉각 북한화물선 입항금지 조치라는 사실상 첫 대북(對北)제재법을 발동한데 이어 관련법의 정비에 분주하다.

고이즈미(小泉) 정권 이후 일본의 대북 원칙인 ’대화와 압력’을 견지하되 대화 보다는 압력에 무게를 옮겨가기 위해서다. 차기 정권의 대북정책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아베 장관은 지난 9일 일본을 방문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은 분명하지만 대북 압력을 통해 대화로 나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자국이 주도했던 유엔 대북 비난결의안을 차례로 이행,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 과정에서 대북 유화정책에 무게를 둔 한국 정부의 협력을 강력히 구한다는 복안이다.

집권 자민당이 북한을 겨냥, 자금세탁에 관여한 금융기관을 일본 정부가 지정해 자국 내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하는 ’금융규제법안’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방침을 반영한 것이다.

제3국을 거쳐 미사일관련 물자가 북한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위해 북한과 거래실적이 있는 자국기업 중 ’제재국 관련 기업’을 지정, 수출품목 보고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집권시 외교.안전보장에 관한 국가전략을 담당하는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신설한다는 복안으로 알려졌다.

일본판 NSC에는 총리와 관방장관, 외상, 방위청장관, 재무상, 안보담당 총리보좌관(신설), 내각정보관, 자위대 통합막료장 등이 출석, 대북문제를 비롯한 국가 전반의 외교.안보안건이 토의된다.

이 경우 고이즈미 총리 시절, 대북 채널을 갖고 있는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전 부총재나 일부 외무관료 등 측근이 활용됐던 물밑 대북 접근 방식은 완전 폐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대북 문제는 일본 안전보장의 핵심문제로 부상, ’핵과 미사일, 납치’의 완전하고 동시적인 해결 요구라는 원칙론이 더욱 강조, 고이즈미식 대북 유화책은 현실적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발사를 계기로 미국과 공조해온 미사일방어(MD)체제의 도입을 앞당기기로 한데 이어 북한 미사일 등 한반도 상황을 감시할 정찰위성 1기를 오는 9월 쏘아올리기로 했다.
미사일발사 직후 아베 장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선제공격론’은 안팎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 수면 아래로 들어갔지만 미국과의 군사공조는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은 유엔 대북결의안을 주도, 관철시켰지만 결국 제재를 명문화하는데는 실패하는 등 유엔무대에서 힘의 한계를 절감했다.

유엔 결의 후 일본 정부가 제3세계 외교를 한층 강화키로 하는 등 전례없이 외교에 ’올인’하고 나선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발언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유엔 상임이사국에 진출을 달성해야 한다는 현실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