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납치해결’ 요구, 워킹그룹 설치에 기대

일본 정부는 6자회담에서 핵 문제와 함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16일 도쿄를 찾은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회담을 갖고 북한에 핵포기를 위한 구체적 조치와 행동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사사에 국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황은 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으로서는 납치문제가 큰 현안이며 미국으로부터 전면적인 협력과 지지의 의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로서는 북한의 ‘아킬레스 건’인 납치문제를 거듭 제기, 대북(對北)압박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15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에게 6자회담에 임하는 기본방침으로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진전이 있도록 노력하며 ▲납치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북.일, 북.미간 개별문제는 회담 내 워킹그룹을 설치, 협의할 것을 제안함에 따라 납치문제를 다룰 수 있는 워킹그룹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 일정의 성과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7일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본측 구상에 북한측이 응하지 않는 것이며 일본 정부도 이 대목에서 고심하고 있다. 외무성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북한의 관심은 미국의 금융제재 완화로 북.일 워킹그룹은 뒷전”이라고 토로했다.

회담의 진짜 테마인 핵 문제를 놓고도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북한이 강력히 거부하는 납치문제를 북.일간 공식의제로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을 일본측도 반신반의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독자 대북제재를 그대로 두어야 할지를 놓고도 향후 부심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6자회담이 진전돼 다른 참가국이 제재 해제의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일본만 납치문제를 이유로 제재를 유지하다가는 ‘말썽꾸러기’로 눈총을 받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는 별개로 사실상 대북 인적.물적거래를 전면중단한 독자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독자제재의 해제에는 납치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선을 그어두고 있다. 제재에서 쉽게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조성한 셈이다.

다만 외무성을 중심으로 온건파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6자회담 결과에 따라 일본도 한정적인 대북(對北) 인도지원은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외무성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16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전을 전제로 “일본이 반드시 ‘제로 회답’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며 “인도적인 지원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일본 정부는 납치문제의 일정부분 진전을 이뤄내고 향후 개시될수 있는 양국간 국교정상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독자 대북제재는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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