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급유지원 중단…對美관계 파란 예고

인도양에서 미군 등 다국적군 함정을 대상으로 실시돼온 일본 해상자위대의 급유지원이 법적 효력 정지로 다음달부터 중단됨에 따라 미일 관계에 적지않은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동원, 급유지원이 중단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을 대상으로 근거법인 대테러특별조치법의 연장을 호소해왔다.

그러나 법안 연장이 결국 실패로 돌아간데다 정부.여당이 대체법으로 급조한 신 테러특조법안도 참의원을 장악한 야당측의 강력한 반대로 성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국간에는 급유 지원 외에도 주일미군 주둔경비 가운데 일본측 부담분의 재조정과 주일미군 재편,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 등도 얽혀 있어 앞으로 미일 관계가 중대한 국면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후쿠다 총리는 일본 외교의 근간인 미일 동맹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 방미를 계획하고 있다. 미일 관계가 더이상 나빠질 경우 향후 정권 운영에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취임 후 첫 외유로 미국 워싱턴을 택한 것이다.

후쿠다 총리는 오는 16일로 양국간에 일정이 조정되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급유지원 중단의 배경을 설명하고 정부.여당이 신법 제정을 통해 급유지원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설득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 집권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 야당측의 거친 공세에 시종일관 저자세를 견지하며 ‘굴욕을 참는 한신(韓信)’을 자처하는 후쿠다 총리가 외교 데뷔에서도 미국측의 양해부터 구해야 하는 저자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쿠다 총리는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배려, 취임 후 야스쿠니 참배를 명확히 부정하는 등 아시아 외교를 중시해 첫 외유국으로 중국 방문 가능성도 점쳐졌다. 실제 취임 직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는 조기 방중에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급유 지원 문제와 관련, 민주당의 반대로 새 법안의 통과가 현실적으로 곤란한 상황이어서 정부내에서 대미관계에 대한 영향을 우려, 미국을 최우선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오는 15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

정부내에서는 후쿠다 총리가 가뜩이나 ‘친중파’의 이미지가 강한 상황에서 미국을 뒤에 방문하게 될 경우 미국보다는 아시아를 중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 가뜩이나 꼬여 있는 양국 관계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반발을 사지않기 위해 양국간의 또다른 현안인 주일미군 주둔경비의 일본측 분담액 삭감 문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양국이 미군 주둔경비의 일본 부담분을 규정한 특별협정의 내년 3월 기한 만료를 앞두고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종업원에 대한 급여와 수당을 중심으로 약 100억엔 삭감하되 미군측 부담 증가로 이어질 광열.수도비는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급유지원 중단 문제 등으로 미일 관계가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의 반발을 살 부문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일본인 근로자 노무비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일본은 오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 “납치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해온 급유지원이 거부된 상황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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