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민 전폭 지지속 초강력제재

일본 정부가 11일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이어 핵실험 발표에 맞서서도 강력한 독자 제재조치를 전격 결정한 것은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한국·중국 등 주변 이해당사국의 ‘묵인’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아베 정권’ 출범 이전인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금융제재와 화물여객선 만경봉호의 입항금지를 골자로 한 대북(對北)제재로 대항했고 추가제재를 예고해왔다.

이어 출범한 ‘아베 정권’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해결을 정권의 화두로 내걸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이러한 상황 속에 터져나왔으며 일본 국민을 급격한 ‘안보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교도통신이 10일 실시한 조사에서 추가 경제재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3.4% 로 미사일발사 직후의 80.7%를 웃돌았고, ‘핵실험 발표를 위협으로 느낀다’는 비율이 92.0%에 달했던 것에서 일본의 반북(反北)감정이 크게 고조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요구에 호응하는 모양을 갖추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안 채택과는 별도로 큰 부담없이 독자적인 추가제재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베 정권이 출범 이전부터 ‘아시아외교 회복’을 내걸고 한국·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 성사됐으며 때마침 정상회담 시기에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발발함으로써 적에 가까왔던 한·중 정상과 대북 대처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점도 일본의 조기 추가제재를 이끌어낸 큰 요인이라는 것이 도쿄 외교가의 분석이다.

‘아베 정권’이 오는 22일 정권이 안착할지 여부의 시험대가 될 가나가와(神奈川) 16구와 오사카(大阪) 9구의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도 더욱 강력한 대북 강경책을 재촉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보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북풍'(北風)을 최대한 활용,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그 기세를 몰아 정권의 승부처가 될 내년 참의원 선거를 이기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세웠다는 관측이다.

당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본 각료들은 핵실험 직후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급격히 고조된 국민의 반북감정과 한·중의 태도, 선거라는 자국내 정치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 뒤 결국 초강력 제재를 선택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일본의 이번 추가제재 조치는 미사일발사 후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 모든 선박의 입항을 금하고 무역거래를 중단하며 북한주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를 전면 차단, 독자 봉쇄에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현행법 안에서 가능한 수단을 대부분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무역거래의 전면 금지는 북한 경제에 적지않을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모시조게와 송이, 대게, 무연탄 등을 중심으로 지난 2003년 총 202억엔 어치를 일본에 수출했으나 일본의 대북봉쇄가 강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40억엔 상당으로 크게 줄어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이 기승을 부리는 등 북한 경제는 이미 일정부분 영향을 받아온 상태였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대처와 국제사회의 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추가적인 제재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가능한 일본의 제재조치로서는 일본 물품의 수출금지와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의 입항금지 등 자국 기업의 동의나 다른 국가와의 협력이 불가피한 사안들 정도로 추측되고 있다.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단체와 개인을 겨냥한 자금동결과 송금중단 조치 등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일본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에서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가 결정될 경우 미국으로부터 협력을 요청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이 해상봉쇄에 참가하거나 후방지원을 하기위해서는 북한의 핵실험사태가 ‘주변사태법’에 입각한 ‘주변사태’로 인정돼야 하는 만큼 사실상 무리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주변사태’는 사실상 한반도 분쟁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해석이기 때문이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청 장관이 11일 핵실험을 “검문을 위한 주변사태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현실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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