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유 탈북자 “최고인민회의 의장 백남운 손자” 주장







▲지난달 북한을 탈출해 일본 근해에서 발견된 탈북자 9명이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


일본을 거쳐 4일 오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중 1명이 북한 고위인사의 손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지TV는 이날 탈북자 가운데 조선인민군에 소속된 40대 남자가 “나의 할아버지는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이며, 아버지는 조선노동당의 한국인 상대 공작 지도원으로, 한국인을 납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백남운은 일본의 도쿄상과대학에서 공부한 경제사학자로 해방 이후 월북한뒤 북한으로 건너가 교육상, 과학상,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 요직을 역임한 뒤 지난 1979년 사망했다.


후지TV는 “부친이 1백명 가까운 한국인들을 납치한 뒤 스파이 교육을 시켜 다시 한국에 보냈다고 증언하고 있어 이후 (북한의) 대 한국 공작활동의 일단을 밝혀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탈북자들은 남자 3, 여자 3, 어린이 3명 등 모두 9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상 더이상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북한을 탈출해 일본 근해에서 발견된 탈북자 9명은 이날 후쿠오카(福岡)발 대한항공 KE788편을 타고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모자 또는 후드티,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려 성별과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이들은 일본정부가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두 명은 체구가 작아 어린아이로 추정되며, 성인들은 대부분 야위고 작은 키에 깡마른 체형이었으나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였다. 이들은 경찰과 관계자들이 에워싼 가운데 별도의 심사없이 출입국심사대를 통과한 뒤 입국장으로 향했다.


당초 일행 중 대표 1명이 입국장 앞에서 짧게 소감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도중에 계획이 바뀌어 공식 언론 접촉이 차단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들은 해외에 체류하다 입국하는 탈북자에 해당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고 그 이후에 하나원에 입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정보원, 경찰, 합동참모본부, 국군기무사령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로부터 월남 동기와 경로 등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들 탈북자들은 일본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먼저 탈북한 친척과 휴대전화로 국제 통화를 하고, 단파라디오로 한국 등의 사정을 파악했다.


또한 애초 알려진 것처럼 한국으로 가려다 표류한 게 아니라 한국으로 가던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자 의식적으로 일본으로 항로를 바꿨다. 이는 이들이 2007년 6월 다른 탈북자 일가족 4명이 일본을 거쳐 한국에 갔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고, 간이 나침반을 갖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이들은 북한에 있을 때 단파 라디오 등을 통해 한국 등의 정보를 들었고, 이 중 한 명은 북중 국경 지방에서 먼저 탈북한 친척과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우편물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 9명 중에는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은 인민군 소속의 수산기지에서 낙지와 오징어를 잡았고, 또 다른 한 명은 암시장에 물건을 내다 팔아 어느 정도 수입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탈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담당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일반 국민이 이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니 놀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4일 탈북자의 한국행에 3주일 가량 걸린데 대해 “확실히 (북한의) 사정을 파악하느라 이 정도 시간이 걸렸다”며 “(북한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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