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對北 공식대화 재개 평가..기대는 별로

일본 정부는 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일 양국의 비공식 실무자 협의에서 지난 9월 이후 중단된 공식 협의를 재개하기로 한 점을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대북 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앞세우고 있는 자국인 납북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일 양국의 공식 대화는 지난해 9월 초 몽골에서 열린 6자회담 북일국교정상화 워킹그룹 2차회의 이후 중단된 상태다.

양측은 당시 현안 해결을 위해 대화를 자주 갖자고 합의했으나 10월 선양(瀋陽)에서 한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을 끝으로 이것 마저 단절됐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공식 협의를 갖기로 양측이 합의한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비공식 협의에 임한 일본 측의 최소한의 목표가 차기 일정을 잡는데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의 장이 다시 열림에 따라 납치문제의 진전을 위해 북한에 대해 설득과 압박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번 협의에서 사이키 아키다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납치문제 해결을 거듭 주장한 데 대해 북한의 송일호 조일국교정상화 담당 대사가 묵묵히 듣기만 했을 뿐 ‘기결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이 공식 협의를 갖기로 합의한 것 자체를 양국 관계의 진전으로 내세우지 않을까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은 북한이 이번 대화에 응한 배경으로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조건으로 대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최근 북미 대화에서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대일 관계 개선을 주문했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에서는 북한이 납치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테러지원국 해제를 목표로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고도의 연출’로 일관하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사이키 국장은 이번 협의에서 “회의만 계속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진전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못박으며 북한 측에 양보를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개월 만에 재개되는 공식 대화의 전도가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회의 석상에서 일본 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단 기결 사안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기존 입장 자체를 바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는 한 계속 평행선을 그을 가능성이 크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이 대북 관계개선에 의욕적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내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대미관계가 좋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조지 부시 정권의 임기 중에는 먼저 일본에 양보할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