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 핵보유해도 핵무장 안할 것”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27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더라도 일본은 “적어도 중단기적으로” 핵무장을 추진하기 어려우며 효율성 문제로 일본 단독의 대북 경제제재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분쟁.갈등 감시단체인 ICG는 이날 발표한 ’일본과 북한: 갈등의 핵심(Japan and North Korea : bones of contention)’ 제하의 정례 보고서에서 이렇게 전망하면서 향후 북.일 관계와 관련, 일본은 북핵문제에도 불구, 핵개발이나 단독 제재를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미간 북핵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동맹관계 분열을 심화시킨다면 일본은 동북아 지역의 유일한 미 동맹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핵무장 불용 정책을 재고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24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서울에 상주하는 피터 벡 ICG 동북아사무소장과 미, 유럽정책 분석가 등 지역분석가 5명이 일본 정부 관계자와 외교전문가들과의 회견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다음은 ICG의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북.일 갈등의 핵심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은 간첩 침투와 함께, 일본의 방위력증강의 중요성을 제고시켜왔다. 특히 북한이 지난 98년 8월 일본 영공으로 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뒤 일본은 이를 미사일 방위 및 위성개발, 헌법개정, 미.일 동맹 강화 등을 합리화시키는 명분으로 활용해왔다.

일본은 북핵문제가 안보전문가나 정책담당자들에게 최고의 우려사항임에도 불구, 국내 문제로 부각된 납치문제에서 국민들에게 만족할만한 해법을 제시하기 이전에는 북핵 문제 협상에 진력하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는 등 납치문제는 북.일관계의 현주소를 규정하는 가장 큰 현안중 하나가 됐다.

▲대북 제재 효과 별무..단독제재 힘들듯 일본 정치인들과 민간단체들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를 가해야 하며 대북 수교는 불가하다고 강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담당자들은 그러나 북.일 양국간 교류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대북 제재의 효과에 회의적이고, 자칫 대북 영향력까지 상실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일본 단독의 대북제재는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에도 ’중.단기적 핵개발 추진 없어’ 일본은 핵협상 과정에서 핵모호성을 주장해온 북한에 대해 중국이나 남한처럼 관용적인 자세를 갖고 있지 않는 만큼 북한이 납치문제를 해결해도 핵문제의 타결없이 수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 “적어도 중.단기적으로는 핵 개발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광범위한 합의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는 미국의 핵우산이 믿음직하고 핵무장의 비용이 혜택보다 더 큰 이상 핵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이 서울과 워싱턴간의 동맹관계에 분열을 가져온다면 일본은 동북아에서 유일한 미국 동맹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핵무장 불용 정책을 재고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일 군사력강화는 중국의 급부상과 관련 일본은 군사력 강화의 주요 명분으로 북한의 안보적 위협을 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일본의 군사력 강화는 중국의 급부상과 관련 역내 역할에 대한 재평가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은 그러나 미국이 핵우산 등으로 아태지역에서 가장 긴밀한 동맹국으로 남아있는 한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직접적으로 일본의 핵무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대북관계 개선 위해 당근.채찍 병행해야 일본은 향후 대북 전략과 관련, 북한에 ’당근(북.일 수교)’과 채찍(경제제재 등)의 사용을 병행하면서 북측에 대해 핵문제와 납치문제 해결에 나설 경우 대북 관계정상화과정에서 일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상세하게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대담한 조치를 했지만 총리의 방북이 정치적으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일본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총리 방북 등 북한 문제에 대한 개입 시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 또 국제적으로도 북.일관계를 독립적으로 추진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본은 북한과 관련된 동북아 안보문제 해결에서 사활적인 역할을 할 역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당분간 주도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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