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 핵개발 완전 포기시까지 제재 계속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중 양국과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대응을 주시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인 핵포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적인 제재조치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으로 미국과 공조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조치를 적극 이행한다는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의 담화를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일단 환영을 표했으나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의 회담에 복귀, 여러가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경계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도 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 북한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와 북한산 상품의 전면 수입 금지 등 일본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와는 별도로 발동한 대북제재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소 외상은 이날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회담을 통해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립정권을 운영하고 있는 자민당과 공명당도 이날 간사장과 정조회장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북핵 대응에 대해 “북한의 회담 복귀는 환영하지만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으며, (현단계에서는) 제재조치를 해제해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일본은 6자회담 재개가 북한의 핵개발을 위한 ‘시간벌기’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면서 당분간은 북한이 핵무기의 완전한 포기를 약속했던 작년 9월의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내에서는 6자회담 복귀만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늦출 경우 북한에 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9일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선언한 북한이 핵보유국을 내세워 회담의 성격을 ‘미국과의 군축협상’ 무대로 바꿀 것을 요구할 개연성도 점치고 있다.

북한이 작년 2월 “우리도 이제 당당한 핵보유국이 됐다”고 선언한 뒤 얼마 후 6자 회담에 대해 “참가국들이 모두 평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군축회의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제안했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즉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임을 앞세워 교섭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술로 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럴 경우 핵실험부터 6자회담 복귀까지의 시나리오가 오래 전부터 준비됐을 거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일본은 이에 따라 북한이 핵을 완전 포기할 때까지 북한과의 인적, 물적 교류 등을 전면 봉쇄한 제재조치를 계속 취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도 북한이 핵보유국의 자격으로 6자회담에 참석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미.중.북 3자 회의에서 북한이 무조건적으로 회담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경제재제 해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감안하는 분위기다. 북핵 대응에 관한한 철저하게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해온 일본으로서는 앞으로도 미국측과 공동 보조를 맞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러나 6자회담 복귀시 제재조치의 해제를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와 포용정책을 내세워 북한에 대한 지나친 제재에 소극적인 한국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또 북한에 대해 이례적으로 엄중하게 대처해온 중국의 자세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6자회담 참가국들간에 불협화음이 생길 것을 우려, 앞으로 양자 또는 다자간 협의를 통해 이견을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외교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