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 테러지원국 해제시 미일관계 영향 우려

북한의 핵신고 문제 급진전 대가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임박한 가운데 납치문제의 구체적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일본 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미일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서두르는 나머지 납치문제를 내팽개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그동안 미국 정부에 대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신중한 대응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북핵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 19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3자 수석대표 회담에서도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에게 테러지원국 해제의 신중한 처리를 당부했다.

북한이 최근 북일 양국 실무자 협의에서 약속한 납치문제의 재조사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북 압박수단의 하나로 삼아온 테러지원국 카드가 사라져 버릴 경우 일본으로서는 납치문제 해결이 더욱 요원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일본 정부내에서는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서둘고 있는데 대해 불쾌감까지 드러낼 정도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3일 미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의 핵신고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언급한데 대해 “일본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비난을 토로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4일 전했다.

일본은 미 정부가 북한의 핵신고 내용에 대한 정밀 검증과정을 통해 테러지원국 해제를 실행할 것으로 보고 검증 기간에 미국을 움직여 북한이 납치 피해자에 대한 재조사에 적극 나서게 하는 등 일정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는 미 정부가 의회에 통보한 뒤 발효까지 45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이 기간에 6자 회담과 북일 관계를 얼마나 유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앞으로 45일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승부처”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주일 앞으로 다가온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장을 활용, 다른 참가국들과 함께 북핵 문제의 진전을 긍정 평가하는 한편으로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오는 26일부터 교토(京都)에서 개최되는 G8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이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설명하고 납치 문제에 대한 협력을 거듭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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