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오는 2월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참가하는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바 게이코 일본 법무장관은 5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포츠 활동은 제재 조치와는 별도”라며 “북한 여자 축구팀의 입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일본 입국 문제는 지난해 12월 나카이 히로시 공안위원장이 “납치문제 담당상으로서 (북한은) 제재 대상 국가이므로 (입국에는) 당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논란이 되어왔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북한 국적 보유자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은 나카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스포츠에 대한 지나친 정치적 개입”이라고 비난하며 “일본은 국제적인 경기를 초청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지바 법무장관은 이번 입국 허용은 ‘스포츠’ 활동에 국한한 것으로 “북한 정부 관계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카이 위원장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아소 정권에서 이미 허가를 했다면 (입국을 받아들이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은 특별한 사례로 북한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의 입국을 막는다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전권 박탈 등 제재를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축구연맹이 외무성이나 문무과학성의 각료들을 대상으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입국 허용을 설득해왔다는 것.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국 허용 방침은 이러한 일본 축구계의 압력 이외에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해 둔 조치로도 보인다.
북한이 최근 미국,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도 중단된 납치자 문제 협상을 재개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북한과 일본의 정부 관계자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수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나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의 방북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