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조문단 이대통령 면담에 ‘시큰둥’

일본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 조문단의 23일 면담에 대해 대북 제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등 다소 시큰둥한 시각을 보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4일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문단을 파견해 이 대통령과의 면담까지 실현시켰다”며 “이는 남북관계의 정체에서 벗어나려는 한국을 흔들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고,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 포위망에 구멍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한에 있어서 남북관계 발전은 한국으로부터의 경제지원뿐”이라며 “특히 북한이 미국에 이어 한국과 대화에 나선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체제 정비가 순조롭게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앞으로 이명박 정권에 대북정책 변경 압력을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남북관계 냉각에 대한 타개책이 없던 이명박 정권은 북한의 ‘변화’를 성과로 보고, 본격적인 당국 간 협의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얼마나 진정하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불안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 내에서는 대화 공세로 나오는 북한에 대한 경계감도 있다. 6자회담과 남북 간 합의를 몇 번이고 뒤집어 왔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은 면담에서 ‘대화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 원칙’을 설명하고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도록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은 지도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국제사회의 ‘제재포위망’에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봄부터 시작한 경제 재건 운동인 ‘150일 전투’도 9월 16일에 끝나는 만큼 건강불안설이 여전히 나오는 김 위원장의 후계 선정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이 성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북미협상을 진전시키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며 “갑자기 적극화되고 있는 대화공세가 핵, 미사일 문제 해결로 직결된다는 보증은 없다”고 주장했다.

요시다 히로시(吉田博司) 쓰쿠바(筑波)대 교수는 “최근 북한의 대화 공세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효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 한국으로부터 무언가 경제지원을 받아내려는 생각이 투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곤경에 처해 있는 북한에는 절호의 기회였다”며 “경제지원 요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은 면담을 거부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요시다 교수는 “북한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북미 간 협상”이라며 “북한의 북일협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고 일본도 북한과의 협상 카드가 없는 만큼,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합심해 대북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북한이 미국에 이어 한국과도 협상에 나설 경우 일본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하면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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