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납북자-북핵’ 고리 언제 풀릴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은 납치, 핵, 미사일 이런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려 하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진전 국면에 있는 북핵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후쿠다 총리의 이 발언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일 관계정상화는 물론 북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사실상 되풀이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북핵 문제에서 일본의 역할은 당분간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일이 납북자 유골의 진위논란 등으로 납북자 문제에서 강하게 맞서면서 일본은 그동안에도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장애물로 치부되는 측면이 컸다.

특히 핵신고 문제의 타결이 임박하면서 조만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것으로 보이는 등 북.미 관계가 개선될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본은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도 테러의 일종이니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면 안된다’며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적 로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그동안 그나마 납북자 문제를 계속 강조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분위기를 맞춰줘서였는데 이번에 일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면 일본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은 실제 2.13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시설 폐쇄 및 불능화에 대한 나머지 참가국들의 상응조치인 대북 중유지원에도 납북자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불참해 왔다.

이로 인해 6자회담에서 일본의 입지는 갈수록 고립돼 왔고 북한은 수시로 “일본은 6자회담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이 비핵화에 무임승차하려 한다’거나 `일본은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보다는 납북자 문제를 풀려한다’는 비아냥거림까지 외교가에서는 흘러나올 정도다.

하지만 6자회담이 핵신고 단계를 넘어 핵폐기로 들어서고 이에 맞물려 북.미 관계도 가까워진다면 일본도 마냥 납치문제 때문에 북핵문제를 내버려두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가 완료되고 이에 맞춰 경제.에너지 지원도 약속한 100만t 중 일본의 몫만 남겨놓고 80만t이 마무리된다면 일본도 `비핵화’냐 `납북자문제’냐는 선택을 강요받을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일본이 자국인 납치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계시키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병행해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한국도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 `나 몰라라’하지 않고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일본도 북핵 문제 관련 6자회담 참가국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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