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NHK에 납치문제 중점 방송 명령

일본 정부가 공영방송 NHK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집중 보도하라고 명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무상은 10일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NHK 회장을 총무성으로 불러 방송법에 따라 NHK의 단파라디오 국제방송에서 북한의 납치문제에 유의해 중점적으로 다뤄줄 것을 요구하는 방송명령을 내렸다.

총무성이 NHK에 매년 발동하는 방송명령은 그동안 ’국제문제에 관한 정부의 견해’ 등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해 왔으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의 명령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언론계와 법조계 등에서 보도의 자유 침해 등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하시모토 회장은 스가 총무상으로부터 방송명령서를 받은 뒤 기자단에게 “NHK는 국제방송 분야에서도 보도기관으로서의 자주 자율적인 프로 편집의 기본을 지켜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방송법 33조는 “총무상이 NHK에 방송사항 등 필요한 사항을 지정해 국제방송을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가 총무상은 “납치된 모든 사람들을 구출하기위해 국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방송명령권 행사에 시종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일본 정부의 ’방송명령’은 ’특정실종자 문제조사회’라는 단체가 운영하는 단파라디오방송 ’시오가제(갯바람)’가 북한의 방해전파로 방송이 어렵게 되자 지원이 검토되는 과정에서 떠올랐다.

일본 방송법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NHK 단파라디오 국제방송에 국고지원하는 대신 방송사항에 대한 명령권을 갖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시사 ▲정부의 중요한 정책 ▲국제문제에 관한 정부견해 등 3항목을 추상적으로 주문했을 뿐 구체적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NHK 자율에 맡겨왔다.

일본 정계와 언론계, 학계는 이러한 ’방송 명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언론장악 시도일 뿐 아니라 ’아베 정권’의 ’북한 때리기’에 언론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사회(朝日)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정부가 국고를 지원하기 때문에 명령권한이 있다고 한다면 NHK는 국고 지원을 반납하고 명령방송의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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