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17번째 납북자 인정이 주는 교훈

▲ 납북자 가족들의 시위 장면

일본 정부는 20일 지난 1977년 돗토리현에서 실종됐던 마쓰모토 교쿄씨(당시 29세)를 북한에 의한 17번째 납치 피해자로 공식 인정했다.

일본 경찰은 이에 앞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 당시 북한 사람으로 보이는 남성 2명과 북한 공작선이 목격되는 등 관련 증언이 충분하다며 마쓰모토 씨가 납북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었다.

마츠모토 씨의 어머니는 딸이 납치 피해자로 정식 인정됐다는 소식에 “30년의 세월은 너무 길다. (청력이 떨어져) 이젠 딸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마츠모토 씨의 학교 동창생들로 구성된 ‘마츠모토 교코를 지원하는 회’는 앞으로도 그녀의 송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바로 베이징 북한 대사관을 통해 납치 인정 사실을 통보하고, 마츠모토 씨의 안전 확보와 즉시 귀환을 요청했다.

북한은 일본의 납치 피해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납치 피해자는 모두 13명으로 5명은 이미 송환됐고 나머지 8명은 숨졌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 및 NGO들은 이외에도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가 더 존재할 것이라고 보고, 계속 조사 중에 있다.

마츠모토 씨에 대한 납북 피해자 인정은 일본 정부와 NGO의 끈질긴 추적이 낳은 결과다.

일본 경찰은 마쓰모토 씨의 납치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수년간 증거 수집을 해왔다. 목격자의 증언을 확보하고, 북한에 끊임없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납치 의혹이 제기되자 마쓰모토 씨의 지인들을 중심으로는 가족들을 돕기 위한 모임이 결성됐고, 지역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시민사회, 납북자 문제 해결에 무관심

마쓰모토 씨 사례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지역사회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인정한 납북자만 485명에 달하는 한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납북자 인정 과정에서부터 부실 그 자체다. 일본은 ‘납치 피해자 지원법’을 근거로 경찰이 나서 납북 증거를 확보하고, 가족과 목격자를 대상으로 철저히 수사한다. 그리고 납북 용의점이 발견되면 북한측에 확인을 요청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들의 신고와 과거 실종 자료에만 의지한 채 명단이 작성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바다에서 조업 중에 실종된 사람들이 납북자 명부에 들어가 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정부 기관마다 납북자 통계에 차이가 있다. 정부의 납치문제에 대한 대북 접근에서도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무관심도 큰 문제다. 자국민이 500명 가까이 강제 납북당해 무참히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데도 국내의 관심은 쌀쌀하기만 하다.

현재 한국에 있는 납북자 관련 NGO들은 모두 납북자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행사 경비보조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론 납북자 문제에 전력을 기울여온 일본과 대북유화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는 한일 정부를 한가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납북자와 그 가족들 모두 고령인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귀환납북자들이 밝히는 북한에서의 생활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국가와 국민의 관심에서 밀려나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납북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일본의 모든 유력 신문과 TV에서는 정부의 17번째 납치 피해자 인정을 그날의 주요 기사로 다뤘다. 같은 시각 한국언론들은 국군포로 출신 故 조창호 예비역 중위의 사망 소식을 단신으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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