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對北제재 놓고 고민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대북(對北)경제제재 발동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북한이 납치피해자의 것이라며 건넨 유골이 가짜로 드러난 것을 계기로 제재 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共同)통신이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밝혀진지 하루만인 9일 밤부터 10일 사이에 실시한 긴급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5.1%가 “경제제재를 발동하는 등 강경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제재 발동 적극 검토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10일 중의원 납치문제특별위원회에서도 강경론이 잇따랐다.

무라타 요시다카(村田吉隆) 국가공안위원장은 위원회에서 요코다 메구미와 마쓰키 가오루(松木薰)의 유골이 모두 본인의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데다 북한은 일본이 납치실행범으로 국제수배한 신광수(辛光洙) 등 3명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신병인도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이 “납치는 인권침해일뿐 아니라 일본의 주권침해”라고 주장한데 대해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답변에서 “동감”이라면서 “핵문제에서도 우롱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발짝 더 나가기도 했다.

제재촉구 결의안은 자민, 민주, 공명 3당의 찬성다수로 채택됐으며 공산당은 기권했다.

결의안은 ▲개정 외환관리법과 특정선박입항금지법 등 동원가능한 제재조치 발동 적극 검토 ▲북한의 성의있는 대응이 있을때까지 인도지원 동결 ▲조총련계 신용조합에 대한 감독강화 등 7개항으로 이뤄졌다.

자민당 납치문제대책본부도 ▲가짜유골에 대한 설명 ▲신광수 등 납치실행범 3명의 신병인도를 북한에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제재조치를 발동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제출했다.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일단 “실무회의 등을 열어 북한의 대응을 지켜본 후 결정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14일로 예정된 참의원 납치문제특위에서 또 한차례 강경론이 분출할 것으로 보여 일본 정부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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