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대북 ‘행동 대 행동’ 원칙은 근시안적”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1일 일본이 대북관계에서 내세우고 있는 ‘행동 대 행동’의 협상술은 “근시안적인” 것이라며 “금후의 사태진전은 일본이 평양선언에 따르는 국교정상화를 마치나 조선에 주는 선사품처럼 여기고 행동 대 행동을 운운하던 구태에서 대담하게 벗어날 수 있는가 어떤가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이날 ‘조.일관계 교착상태 자초하는 일본의 협상술, 행동 대 행동의 함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일)협상이 결실을 맺자면 무엇보다 일본측이 근시안적인 협상술(행동 대 행동)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면서 “조(북).일관계의 정상화가 두 나라 인민의 이익에 맞으며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로 되고 있다는 판단에 기초하여 외교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조선측의 적극적인 호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행동 대 행동’은 “조선과 미국 사이에 상정된 행동원칙”으로, “교전관계를 평화공존관계로 전환”시키고 북미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과정에 “관철되어야 할 원칙”이라며, 그러나 “불미스러운 과거를 청산하는” 북.일관계는 “무슨 행동에 대한 대가로 이뤄져야 할 일이 아닐 것”이고 실제 그동안 북일관계에서 이 원칙은 “효과를 본바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베이징 실무회담 이후 조.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조선과의 대화가 계속되더라도 일본측이 종전의 접근법(행동 대 행동)에 매달리는 한 조.일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납치문제와 같은 개별적인 사안에만 몰두하고 거래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협상은 또다시 막다른 곳에 다닫게 될 공산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2년 북.일 정상의 ‘평양선언’을 언급, “과거청산에 기초한 국교정상화는 실무적인 주고받음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조.일이 불행한 과거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과정을 행동 대 행동과 같은 단계론에 의거하면서 어물어물 넘기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말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신문은 그동안 일본이 “현안문제의 해결과정에 행동 대 행동 논리를 적용해 거래식의 협상에 치우치고 조.일관계를 교착상태에 빠지게 했다”며 “일본에서는 조선과의 행동 대 행동이 과거청산이라는 관계개선의 핵심문제를 얼버무리고 납치문제가 양국간 현안의 전부인 것처럼 여론을 오도하는 변술로 되어왔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일본이 “납치문제에 관한 여론을 달래고 조선과 협상할 명분을 세우려” 6자회담의 행동 대 행동 원칙논리를 적용해 “행동을 일으키지 않는 북조선”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했다며 일본 강경보수세력이 “과거청산과 국교정상화를 조선에 대한 경제지원 문제로 슬쩍 바꾸고 이를 납치문제와 대치시키는 논리를 꾸몄”고 “조.일관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 외무당국이 동원한 수법도 거의 같은 논리를 따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의 행동에 대응한 일본의 행동이란 저들이 일방적으로 발동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불과”한데 “일본이 제재를 가하는 한 조선과는 대화를 할 수 없다”며 “협상이 중단되고 조선이 움직이지 않으면 일본이 제재를 풀 수도 없”어 “실제로는 일본 외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베이징 실무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되는 과정으로 미뤄 조.일의 입장에 한가지 일치점은 있는듯 싶다”며 “가까스로 마련한 두 나라의 후속협상은 차수나 늘리고 시간을 낭비하면서 공회전만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