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파, 납북자 문제 정치적 목적에 이용”

일본의 우파들이 납북자 문제를 평화헌법 개정, 애국심 주입 교육 등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고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특히 총리로 선출되는 과정에 납북자 문제를 적극 활용해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납북자 문제에 계속 기대게 될 것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날 ‘일본 우파, 납북자문제에 대한 분노 부채질’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일본 사회에서 납북자 문제가 계속 불붙고 있는 이유를 소개했다.

신문은 4년 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생존자 5명을 송환한 이후 일본 밖에선 납북자 문제가 잠잠해졌을 수 있지만, 일본에선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학교교육에서 애국심 및 도덕심을 주입하려는 국수주의 정치인 및 단체들의 의해 매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전히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에서 납북자 문제가 계속 쟁점이 되면서 납북자 문제의 정치적 이용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우파들로부터 신체적 위해나 협박을 받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신문은 최근 아베 총리가 납북자 집회에 참석, 납북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전한 뒤 아베 총리는 납북자 문제를 적극 활용, 무명정치인에서 3개월만에 총리에 올랐다면서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아마도 납북자 문제에 더욱 기대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임스는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로, 아베 총리가 최근 공영방송인 NHK에 납북자 문제를 강화해 보도할 것을 지시한 것과 일본 경찰청이 그동안 납북 주장이 제기됐던 마츠모토 교코를 새로운 증거도 없이 지난달 17번째 납북자로 신원을 확인한 것을 지적했다.

민간단체인 `일본 실종자 조사위원회’ 대표 아라키 가즈히로는 마츠모토에 관한 경찰 발표와 관련, “새로운 정보는 거의 없다. 아베 정부가 등극한 뒤 모든 사람들에게 뭔가 할 것을 지시했고 그래서 경찰이 이 카드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마츠모토를 납북자로 인정한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마츠모토의 형 하지메(59)도 인터뷰에서 국수주의자들이 납북자 문제를 자신들의 명분쌓기에 이용하는 것을 불쾌해 하면서도 “그들이 납북자 문제없이 헌법개정이나 교육문제를 고치려고 한다면 의회에서 돌파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떤 면에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지난 주 애국심과 도덕성, 공익을 강조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교육법을 통과시켰고, 일본 정부는 정부보고서나 시민대상 회의에서 이를 지지하며 법통과를 지원했다.

아베 총리 특별보좌관인 나카야마 교코는 일본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한 뒤 “상당수 일본인이 납치된 것은 일본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박, 납북자 문제를 일본의 안보와 연결시켰다.

반면, 오사카 대학 역사학 교수인 스기타 요네유기는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이 문제를 정치적 목표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그는 북한은 악이고 여기에 맞서기 위해 일본은 헌법을 개정하고 학교에서 애국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글을 썼다가 우파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한 스기타 교수는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면서 “납북자 문제는 아주 감성적인 문제가 돼서 국수주의를 부채질하고 언론의 자유를 이미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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