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대북 강경대처’로 지지율 상승

유력한 일본 차기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대북(對北) 미사일 결의’를 진두지휘하며 ‘리더십’을 공개 시험받았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장관은 지난 5일 북한이 미사일발사를 강행하자 즉각 북한 화물선의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조치를 밀어붙인데 이어 한국의 강한 반발을 야기한 사실상의 ‘선제공격론’을 제기하고 대북 제재결의안을 추진하는 등 강경대처로 일관했다.

그는 고이즈미(小泉) 총리가 중동 방문과 G8 정상회의 참석차 장기 외유중인 가운데 총리 ‘임시대리’를 맡아 토머스 쉬퍼 주일대사를 2차례 총리관저로 불러 회담하고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워싱턴과 전화협의를 갖는 등 대북 결의안 조율을 전면 지휘했다.

아베 장관은 지난 14일 밤 해들리 보좌관과의 전화협의 후 기자들에게 “입장은 일.미 사이에 완전 일치했다. 구속력 있는 제재를 포함한 결의를 한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는데 완전 일치했다”며 유엔 막후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막판까지 제재결의안 관철에 주력하는 양상이었다.

이 전화협의에서 아베 장관은 “사태는 시급을 요한다.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해달라”며 미국의 자세전환 가능성을 견제하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도쿄 외교가에서는 ‘납치’ 문제를 계기로 ‘북한 때리기’를 통해 정치적으로 성장한 아베 장관이 거듭 미사일이라는 대북문제에 맞닦뜨려 강경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을 과시, ‘포스트 고이즈미’에 바짝 다가서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관측하는 견해가 많다.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방장관으로서 그가 “미사일 발사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헌법의 자위권 범위 안에 있다는 견해가 있는 만큼 논의를 심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의 ‘선제공격론’을 제기하는 ‘모험’을 무릅쓴 것도 그 같은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과 여론의 반발에 직면해 “공격을 받았을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누구도 ‘선제공격’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서야 했으며, 야당으로부터는 “대북 선전포고”라는 비난을 받았다. 고이즈미(小泉) 총리조차 선제공격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서는 유엔헌장 7조가 빠지는 등 대북 구속력을 ‘명문화’하지 못함으로써 아베 장관은 목표의 완전 달성에 실패하고 국제 외교가에서는 ‘강경론자’의 이미지를 거듭 확인시켰다. 하지만 2개월 남짓 남긴 차기 총리 선거와 관련해서는 지반을 더욱 굳혔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일본 지지통신이 15일 설문조사에서 ‘차기 총리에 가장 걸맞은 정치인’을 뽑도록 한 결과 아베 장관이 47.1%로 2위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17.0%)을 큰 격차로 따돌리는 등 북한 미사일발사 이후 실시된 각종 조사에서 그의 독주가 확인되고 있다.

미사일 발사 전에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아베 장관을 바짝 쫓았던 후쿠다 전 관방장관은 최근 일부 개인적 외교활동만 전개하고 있을 뿐 정치인 후원회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일본 언론에서도 그의 행보를 별로 다루지 않아 존재가 잊혀져가는 형국이다.

후쿠다 전 장관은 16일로 70세의 생일을 맞았다. 도쿄신문은 51세인 아베 장관과 후쿠다 전 장관과의 ‘연령차’가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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