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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지난 3월 중순부터 말까지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비난하는 대대적인 텔레비전 광고를 방영한데 이어 납치문제가 일어나게 된 배경 등을 상세히 다룬 홍보영상과 책자를 제작해 9일 전 세계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 홍보물은 20분 길이의 동영상 DVD와 8쪽 짜리의 소책자로 구성됐다. 이 홍보물은 해외주재 일본대사관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이 홍보물은 10일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과 중동을 방문할 때 접촉하는 정부 관리들과 외신기자들에게도 배포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방영된 텔레비전 광고는 일본의 114개 상업방송을 통해 방영됐으며, 일본 내각부는 이를 위해 1억 500만엔(약 8억 3700만원)의 광고비용을 책정했다.
광고 내용은 부모와 여동생과 함께 해변을 걷던 한 소녀가 갑자기 몰아친 검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이 장면 뒤 화면에는 납북돼 아직도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17명의 실종자 사진이 비치고, 가족들이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이는 장면들이 나타난다.
이어 “이들은 북한의 납치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삶을 모두 잃었다. 일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납북 일본인 전원을 데려올 것이다”고 강조한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에서 지난 2˙13 합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광고를 방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에너지 등 경제지원 및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상화 등을 대가로 핵시설을 폐기하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다고 합의했지만, 일본은 납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해 어떤 지원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역시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끝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실무회의 결렬 바로 다음날 광고방송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일본 정부의 강경 입장을 반영한 사례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아베 신조 내각 출범과 한께 설치된 일본 내각관방 산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이번 광고방송 이후 후속광고를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번 광고를 제작했던 일본의 국제 광고 대행사인 다이코(Diako)의 엔도 노리오 총보 담당자는 VOA를 통해 “일본내 체한된 단체 뿐 아니라 모든 일본인들이 납북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얻기 위해 이 광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1977년 집 근처 해변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 사건을 연상시키는 내용을 광고 이미지로 활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