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미동맹, 北 비대칭전력 ‘무력화’ 현안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한 군비구조 뿐 아니라 자칫 북측의 오판으로 미래 한반도에서 발발할지도 모르는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남북은 1953년 휴전 협정 이후부터 경쟁적으로 재래식 군비 경쟁을 벌여왔지만 북한이 ’핵무장화’에 성큼 다가선 이상 이런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재래식 군비경쟁 속에서도 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을 생산, 배치하고 있어 군비구조의 심각한 불균형을 촉진하고 있다.

◇ 북한 비대칭전력 美 증원군 발목 잡나 = 북한이 핵무기 등 비대칭전력으로 무장하면 한반도 유사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의 적시 지원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사시 투입되는 증원전력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포함해 69만여명의 병력과 160여척의 함정, 항공기 2천여대 규모다.

이들 전력은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에 의해 위기상황 별로 단계적으로 지원되는데 북한이 핵무기 등으로 위협하는 상황이라면 미국 정부 내에서 쉽사리 투입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 핵실험으로 전시 증원군의 적시 보장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한미간 작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전시 작전계획에 이를 분명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원의 박원곤 연구위원도 “미국은 과거처럼 한반도와 중동의 유사시를 동시에 상정해 전력 소요를 산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 유사시에 전시증원군을 무조건 파견하지 않고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개입 여부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때문에 우리 군은 지난 18일 열린 제28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 북한의 핵무장화 위험성을 제기하고 이에 따른 공동 군사대비태세 방안을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 안보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최대 위협 요인인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는 군사대비태세와 북한이 핵을 사용할 징후가 포착된 이후부터 이를 무력화하는 ’군사적 조치’들이 심도있게 논의됐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군은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한 억제 및 대비차원에서 관련 무기체계의 확보 우선 순위와 시기를 일부 조정하는 후속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로 대변되는 비대칭전력을 억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력화시키는 정밀타격 전력의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WMD를 겨냥해 F-15K 및 F-15K급 전투기, 이지스구축함(7천t급), 1천800t 및 3천t급 잠수함, GPS 위성으로 유도되는 JDAM(합동직격탄), 지하 관통탄(GBU), 사거리 100km 이상의 장거리 공대지유도탄(JASSM) 등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부터 2012년까지 도입할 계획인 이들 무기 가운데 일부는 최소 2~3년 이내에 들여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군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도입할 무기의 우선순위와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 비대칭전력 실태 = 북한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이른바 비대칭전력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1kt급 이하로 추정되는 핵실험을 한 뒤 ’당당한 핵보유국’임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7일 성명에서 “우리 공화국이 당당한 핵보유국이 된 오늘날에 와서 그 누구의 압력이나 위협에 굴복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핵 보유를 입증하는 시험도 국제관례를 초월해 사전공포까지 하고 합법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해서는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약 10~14kg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했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미 워싱턴의 핵 감시기구인 ‘과학ㆍ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04년 11월 배포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2∼9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북측이 확보한 무기급 플루토늄은 15∼38㎏ 수준이라고 밝혔다.

군 일각에서도 북한이 많게는 핵무기 6~7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kg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으며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개발을 위해 파키스탄으로부터 관련 부품을 도입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또 1961년 김일성 주석의 ’화학화 선언’에 따라 화학무기 연구에 착수한 북한은 1980년대부터 독가스 및 세균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최대 40여 곳이 넘는 화학공장에서 신경성, 수포성, 혈액성, 구토 및 최루성 등 유독작용제 2천500~5천t을 여러 개의 시설에 분산, 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저균과 천연두, 콜레라 등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 및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반해 남한은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이지만 철저하게 전력 생산용으로 제한돼 있다.

IAEA의 사찰을 1년에도 몇 차례씩 받고 있고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에도 가입돼 국제사회의 눈길을 피할 수도 없다.

군사용 핵무기 개발을 위한 플루토늄 추출이 원천 봉쇄돼 있는 셈이다.

국제적인 생화학무기 금지 및 폐기 추세에 부응해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생물무기금지협약(BWC) 등에 가입해 있어 생화학무기 개발도 원천 금지되고 있으며 사거리 5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한미간 미사일지침도 준수하고 있다.

KIDA의 한 전문가는 “남북한 비대칭전력의 불균형은 우리 군의 전력증강계획에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국제군비통제활동에 북한을 끌어들이는 범정부적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