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대북전략 ‘北 정상화 지원법’ 만들자

▲ 공개 처형 장면

김정일 정권이 과연 정상적인 국가인지 의심케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하나는 김정일 정권이 마약, 위폐, 가짜 담배, 납치 등 마피아식 범죄행위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인권 규범에 전혀 순응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자기 백성을 반(半)고의적으로 굶겨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만 적극 교정된다고 해도 김정일의 대외적 이미지는 호전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 개혁, 개방에 유리한 대외적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조건에서는 김정일이 신의주를 개방하건, 나진 선봉을 개방하건 그 개방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개혁, 개방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이 1) 범죄 국가(Criminal State) 2) 세계 최악의 인권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때로는 지원, 때로는 압박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언제 지원하고 언제 압박할 것인가? 그것은 단순하다.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온다면 지원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온다면 압박하면 된다.

北 국제범죄 근절과 인권 개선

여기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방안이 ‘북한 정상화 지원법'(가칭)이다.

북한 정상화 지원법은 크게 두 부문으로 구성될 수 있다. 하나는 김정일 정권의 범죄 행위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인권 개선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부문에 압박의 내용과 지원의 내용을 적시하면 된다.

가령 북한의 국제 범죄행위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북한 범죄행위를 증거를 제공하는 탈북자와 그 가족들에게 고액의 상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마약, 위폐, 납치 행위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공할 경우 일반 탈북자보다 나은 대우를 해주고 확실한 신변보장을 해준다. 본인이 원할 경우 미국 등 해외 국가에 거주하게 해줄 수도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

지원의 내용에는 만약 북한이 범죄행위를 원천적으로 중단했다는 것을 국제 감시단의 감독 하에 입증할 수 있을 경우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유인책들이 들어가야 한다.

가령 북한은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아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북한의 납치 문제가 아직도 미결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일본인과 한국인의 납치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할 경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에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빼줄 것을 건의한다는 유인책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해외계좌 중 합법적인 계좌는 한국이 보증하는 형태를 제공하여 북한의 정상적 외환거래까지 차단당하지 않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권개선 노력 있으면 북에 지원가능

인권 부문도 마찬가지이다. 압박과 지원의 내용이 명시되어야 한다. 북한이 국제적 인권개선 요구에 순응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내용으로는 북한인권운동 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이 있을 것이다. 이는 이미 미국, 일본 북한 인권법 사례 등을 참조할 수 있다.

또 북한의 인권 개선 노력이 있으면 여기에 대한 지원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 중 국제적 범죄 기준에서 봤을 때 정치범들을 모두 석방해야 할 것이다. 또 이들이 석방된 뒤에도 정부의 위협 없이 살 수 있도록 감독하기 위한 국제 인권단체의 북한 내 상주를 허용하는 등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서독은 동독 정치범 석방을 조건으로 1963년부터 1989년까지 34억 4000만 마르크(현재가 13억 달러)를 썼다고 한다. 이에는 석방된 정치범에 대한 생활 보조금도 포함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인권에 대한 강조는 북한 내 김정일 정권의 대체세력을 형성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북한 내 변화를 유도하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 김정일도 나름대로 국제사회의 여론에 신경쓰는 편이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인권압박이 강해질수록 북한의 정책도 영향을 받아왔다. 가령 탈북자에 대한 처벌이 완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공개 처형도 일부 실내처형으로 이동했지만 전체적인 빈도는 떨어진 편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되면 김정일 정권도 자신의 반대파들을 함부로 죽이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 못할 것이다. 이는 북한 내 대체세력 형성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인권을 김정일 정권 교체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인권은 그 자체가 목적이다. 설령 김정일 정권이더라도 주민들 인권개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면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이동/여행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이런 내용도 북한 정상화 법안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마침내 정부도 2006년 유엔총회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 표를 던졌다.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과 범죄행위 종식을 위한 ‘북한 정상화 지원’ 법안은 현 정부도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열린우리당 내부에도 북한 인권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일부가 협력한다면 노무현 정부 내에서도 북한 정상화 지원법안은 안건 상정과 통과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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