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90도 인사’ 접한 北 주민 “허리 숙여 인사할 줄은…”

“허리 숙여 인사할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 당황했어요.”
“일반 주민들 생각으로는 ‘국민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고 보지요.”

지난달 18일 올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꽃다발을 흔들며 환영하는 북한 주민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사했다. 지도자가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은 북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 장면. 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정상회담과 관련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한 것을  언급하면서 “남조선(한국) 대통령이 허리 숙여 인사할 줄은 몰랐다. 당황했지만 무던하고 진실해보였다고 주위에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가깝고 친밀해 보였고 믿음과 신뢰가 있어 보였다”며 “사람들은 두 분이 함께 웃는 모습을 보고 당장 통일이 올 것 같은 느낌, 남조선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면서 좋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남측 대통령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한 것에 대해 “평화통일에 대한 연설이었다고 들었는데, 사람들은 ‘제발 연설로만 끝나지 말고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결 같이 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평양에서는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 손전화(휴대전화)를 통해 타 지역에 있는 북한 주민에게까지도 내용이 공유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창립 70년을 맞은김책공업종합대학을 방문해 교직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이밖에 소식통은 평양시민들이 대거 동원된 연도 환영과 관련, “원수님과 남조선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은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양강도) 삼지연 주민들은 평양 시민들에게만 있던 행운을 산골인 삼지연에서도 누릴 수 있어서 기뻐했고, 중국 대통령이 아닌 남조선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데일리NK와 접촉한 평안북도 주민도 북한 주민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문 대통령의 태도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 조선(북한)에서는 수령들이 그렇게 인사하는 것을 못 봤다”며 “(문 대통령의 인사는) 특이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 일반 사람들 생각으로는 남조선 대통령 자체가 선량한 사람이고, 국민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창립 70년을 맞은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모인 교수들 앞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방영된 것.

김 위원장이 깍듯이 인사하는 장면은 앞서 매체를 통해서도 몇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실제 지난 7월 김 위원장이 제5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에게 예를 갖춰 인사하는 장면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고, 그보다 앞선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 직전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평양정상회담 이후 첫 공개 활동 보도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인민을 위하는 겸손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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