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北 잘못 거론없이 평화공존?…”퍼주기 평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현 경색국면의 남북관계와 관련,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남한 책임론’만을 일방적으로 펼쳐 지나친 ‘북한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햇볕정책의 적자’임을 자인하는 문 후보는 11일 ‘평화와 공존’을 골자로 한 대북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한반도에 다시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겠다”며 남북경제연합을 통한 공동성장을 강조했다.


경제협력을 우선하면 자연스레 평화가 뒤따를 것이란 시각이다. 이는 ‘안보와 주권’을 우선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북정책과 대척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세워 ‘안보 우선’과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 경제협력 확대’를 강조한 박 후보의 공약을 ‘전쟁공약’으로 비난하면서, 이번 대선을 평화세력 대 전쟁세력의 대결구도로 선동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문 후보는 이날 “남북 간에 신뢰만 되찾는다면 민주정부 10년 동안 발전시켜 놓았던 남북관계의 선, 10·4정상선언을 함게 했던 그 출발선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주기’ 논란을 일으켰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계승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또 “남북 간의 신뢰관계가 파탄 나 있다”며 “10·4선언 이후 곧바로 남북관계에 대해서 실천의지가 없는 적대적·대결적 철학이나 이념을 가진 정권으로 정권이 넘어감으로써 10·4선언 정신이 아예 퇴색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대북정책의 출발점을 ‘남북관계의 파탄 책임이 이명박 정부에 있다’는 인식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주장 그대로다. 북한이 최근 박근혜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계승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주장이다.


실제 문 후보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천안함·연평도 도발, 금강산관광객 살해, NLL무력화 시도 등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해서 신뢰 있는 자세를 보인다면 북한도 호응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6자회담 9.19합의, 2.13합의를 통해서 해결방안을 합의했다”며 “그 정신으로 되돌아가서 합의들을 실천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북한의 핵문제와 함께 남북 간의 평화를 곧바로 다시 구축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우리가 북한에 신뢰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언급한 채, 북한이 신뢰를 얻기 위해 먼저 나서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이 먼저 비핵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엇갈린 행보다.


한 대북전문가는 “(문재인 후보가)평화공존을 이야기 하는데 남북 간은 평화의 완성은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항구적인 평화공존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을 분명히 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깨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다”면서 “평화공존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유지시키겠다는 말이다. 결국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면서 추진하는 평화공존은 ‘퍼주기 평화’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