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문익환 목사 詩碑 한신대에 들어서

18일 경기도 오산 한신대학교 교정에서 열린 故 문익환 목사의 시비(詩碑) ‘잠꼬대 아닌 잠꼬대’ 제막식에서 문 목사의 아들이자 영화배우인 문성근 씨는 실천가로서의 아버지를 이렇게 기억해냈다.

“아버지가 1989년 이 시(詩)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남기고 북한을 방문했을 때 어떤 이는 아버지를 몽상가, 어떤 이는 미치광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 합의했던 내용들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의 밑바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날 문 목사의 시비가 모교이자 교수로 재직했던 한신대에 들어선 것은 이 학교 신학과 87학번 졸업생들의 노력 결과였다.

뜨거운 민주화 열정과 통일의 염원을 간직하고 실천했던 문 목사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새내기 대학생이었던 이들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었고 6월항쟁 20주년이 된 올해 문 목사의 큰 뜻을 어떤 식으로든 후배들에게 전달해야할 필요성을 87학번 졸업생들은 절실하게 느꼈다.

87학번 대표 이윤복 전북 반월교회 목사는 “1987년 6월 화염병을 만들고 돌멩이를 던질 수 있는 정신적인 힘을 문 목사님을 통해 얻었다”며 “비록 그분의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지만 그분의 손으로 남긴 통일의 염원을 담은 시를 교정에 남길 수 있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시비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기 전 마지막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잠꼬대 아닌 잠꼬대’는 1989년 첫 새벽에 문 목사가 쓴 것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어코 평양으로 가 통일의 물꼬를 트겠다는 열망을 담은 시다.

문성근 씨는 “올해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가 시험 운행됐는데 시비의 한 구절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아마 곧 서울역에서 평양역으로 기차표를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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