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랜토스 위원장에 수교훈장 광화장 전수

미국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줬던 고(故)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에게 추서된 한국 정부의 수교훈장 광화장이 15일 전수됐다. 그는 지난 2월11일 타계했다.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는 랜토스 위원장의 부인 애네트 여사와 가족들을 이날 오후 워싱턴 소재 한국대사관 관저로 초대해 고인의 한.미 양국 간 외교관계 발전 및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 등을 기린 뒤 한국정부를 대표해 훈장을 애네트 여사에게 전수했다.

이 대사는 “랜토스 위원장은 갑자기 돌아가시기 몇 년 전 위안부의 고통이 세계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만드는 법안을 지지했으며 위안부 생존자들이 워싱턴에 와서 그들이 겪은 참상을 증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면서 역사적인 위안부 결의안 통과는 상당 부분 그의 지도력과 비전 덕분이라고 밝혔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 대사가 대독한 고인과 가족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를 통해 “랜토스 위원장은 나의 조국 한국의 위대한 친구”라면서 “그는 또 20세기의 가장 참혹한 전쟁 범죄를 겪고도 결코 이에 굴하지 않고 보편적인 인권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반 총장은 또 이날 훈장 전수식이 끝난 뒤 직접 애네트 여사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애네트 여사는 “생전에 남편이 한국과 한국인들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사랑했다”고 전하고 “현재 외손자와 외손녀도 한국인들과 사귀고 있다”며 남편 뿐만 아니라 남은 가족들까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중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이클 혼다 하원의원도 이날 훈장 전수식이 끝난 직후 대사관저로 직접 찾아와 애네트 여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랜토스 위원장과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해 함께 노력했던 때를 함께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192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랜토스 위원장은 유대인으로서 나치에 맞서 저항운동을 벌이다 홀로코스트(대학살)를 가까스로 모면한 인물로 당시 체험을 바탕으로 의회 안에 `인권 코커스’를 창설, 20여년간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인권문제 해결 등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고인이 생전에 주도했던 미 하원에서 최초로 채택된 ‘위안부 결의안’은 그가 남긴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인 유권자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남서부의 캘리포니아 12선거구 출신인 그는 한인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자신의 “의무”라고까지 말했을 정도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정성을 기울인 것으로 유명하다.

랜토스 위원장은 일본이 독일과 달리 과거를 직시하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참배, 위안부와 남경대학살 부인, 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관련 망각증에 걸려 있다고 비판하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동북아 국가들 간의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외교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10월 중국의 탈북자 정책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채택되도록 지원했고 3차례 걸쳐 탈북자 인신매매와 관련된 청문회를 직접 주관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탈북자 인권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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