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9월 중으로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 진보통합 정당을 창당하기로 27일 최종 합의했다. 그동안 양당 간 최대 쟁점이었던 국민참여당의 참여 문제는 진보통합 정당 창당 후 논의하기로 했다.
민노당은 이날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새통추) 구성을 위한 대표자 회의에서 국참당과의 통합 논의를 진보통합정당 창당 이후에 시작하자는 진보신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2008년 2월 종북(從北) 논란으로 갈라섰던 양당은 3년 6개월 만에 재통합하게 됐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우리는 진보대통합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에게 진보정치 대통합이 돼야 한다는 것은 100%의 당위이고, 100% 현실로 바뀌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대통합으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쟁점이 됐던 국참당의 통합 참여에 대해 진보통합 정당 창당 이후 진성당원제와 직접 민주주의 원칙에 기초해 논의하자고 했다.
이는 당원총투표제를 통해 국참당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지만, 진보신당은 당원총투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원 수에서 현격한 차이는 보이는 상황에서 총투표로 국참당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경우, 민노당의 안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아직 진보신당의 입장과 일치되지 않는 게 있다”며 “이미 양당 사무총장 간 만남에서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당원 총투표 방식을 말한 바 있고 우리는 이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굳이 이견이라면 이 문제일 텐데 이 문제가 당 통합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진보신당은 그동안 진보정당과 이념을 달리하는 국참당의 참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참당 문제로 계속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부담인 만큼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종북 문제 역시 사실상 덮고 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통합 논의를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당시 “6·15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며 합의했었다.
한편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선은 새로운 진보통합 정당의 영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장이 될 전망이다. 통합 진보정당이 예상보다 큰 지지를 받는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과정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