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北굴레’ 못벗은 공동선언실천연대 간부 5명 영장

국가정보원은 29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집행위원장 최한욱 씨 등 5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공상훈 부장검사)는 국정원이 최 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함에 따라 법리 검토를 마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최 위원장 외에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 문경환 정책위원장, 김영란 전 조직위원장,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위원이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오후 늦게 결정된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의 체제에 동조한 이적단체를 구성하고 인터넷 방송인 6·15TV 등을 통해 북한의 언론보도 등을 그대로 전재해 관련 자료를 공개적으로 유포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찬양·고무) 등을 받고 있다.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공안당국은 실천연대 자체를 친북 이적단체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실천연대는 북한의 체제를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친북 이적단체”라고 말했다.

특히 공안당국은 실천연대 홈페이지 중 일반에 개방되지 않는 ‘비밀방’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이 북한 측과 만나 북의 지령을 받아 행동강령 등으로 사용한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은 2004~2005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만나 북측의 지령을 받은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강 씨가 당시 통일부의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북측 인사들과 만난 내용이 정부의 승인 범위를 넘어선다면 실정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공안당국은 27일 서울 삼선동 실천연대 사무실과 당직자 주거지 등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최 씨 등 6명을 체포해 이 중 5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1명의 활동가는 수원지검에서 신병 처리를 맡았다.

실천연대는 6.15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해 민간 차원의 통일 운동을 한다는 취지로 2000년 10월 결성된 단체로,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간교류사업과 주한미군 철수 및 북한 바로알기 운동 등을 벌여왔다.

하지만 실상은 북한 김정일의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을 남한 내 정치상황에 맞게 각색해 그대로 전달하는 식의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한총련 등의 친북단체의 사상·이론적 기지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실제 실천연대는 강령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여 조국의 평화통일을 실현한다’(1조), ‘반미민족자주운동으로 주한미군을 하루 빨리 철거하고, 미국의 지배양식을 완전히 제거한다’(2조), ‘민족공조로 가까운 장래에 6·15 공동선언이 지향하는 연합, 연방제 통일을 달성한다’(3조) 등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을 지향점으로 분명히 설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4조 ‘한국사회의 진보개혁으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에 앞장선다’, 5조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각계각층과의 연대연합을 실현한다’ 등 반정부 기조를 밝히고 있다.

실천연대의 이 같은 강령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실천연대는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에 강령과 규약 등을 이날 전달했다. 다만 언론에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실천연대 측에 북한 체제와 ‘주체사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의 인터넷 게시물 400여 건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라고 요청한 바 있으나 실천연대는 거부한 바 있다.

실천연대의 부설기관인 한국민권연구소도 “북한의 핵무장은 어떻게 보더라도 북한의 자위적 차원의 무장이 아닐 수 없다”(2006 북미핵대결교양자료집 등), “북한의 성공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지향적인 강대국의 등장, 작은 거인의 등장을 의미한다.(2006북한 핵실험특집 인터넷단행본 등)”면서 북한의 핵실험을 옹호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송찬엽 공안1부장검사)는 2006년 한국민권연구소의 김승교의 이름이 ‘일심회 간첩 사건’ 주동자인 장민호가 작성한 ‘대북보고서’ 문건에 몇 차례 거론됐다는 점을 들어 그에게 장민호와의 접견을 불허한 바 있다.

또 곽동기 상임위원은 지난 해 10월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는 백두산 밀영이다. 그의 출생지를 문제 삼는 것은 민족적 정통성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실천연대가 ‘6·15 민족통일대축전 성사를 위한 자주통일 평화번영 촉진 운동 기간(4.18~6.15)’이라며 제작한 사업계획서에서도 이들의 친북활동은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업계획서에서 실천연대는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기 위해 도약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2012년 통일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우리민족은 투쟁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이명박 투쟁을 전면화 ▲주한미군철수의 기반 조성 ▲이명박 정권에 제동을 걸고 민중생존권을 쟁취할 것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 6·15 공동위를 강화로 2012년 자주적 민주정부, 통일조국을 건설 할 것 등을 ‘투쟁기조’로 내세웠다.

한편 실천연대는 28일 공안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촛불집회에 대한 정권의 보복성 표적수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실천연대는 “정당한 활동을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북한을 찬양하고 국가변란을 음모했다’식의 논리로 탄압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통일운동세력을 친북좌파세력으로 매도, ‘6.15’와 ‘10.4선언’ 이행 세력을 부정하고 파탄 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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