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사망 이후 지난 2년간 ‘김정은 정점의 권력체계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체제 2년’에 대해 “김정은은 당(黨)·정(政)·군(軍) 최고직위를 신속하고 압축적으로 승계했다”면서 “김경희, 최룡해, 김원홍 등과 같은 측근 중심의 인사개편을 단행했으며, 당·정·군 전 분야에 걸쳐 세대교체 및 ‘자기사람’ 심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또한 당규약, 헌법, 하위규범 등의 재정비를 통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하고 정당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며, ‘유훈통치’ 명목으로 ▲과거 통치노선 답습 ▲우상화 시설물 각지 건설 등 선대의 후광을 체제 안정화에 활용했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특히 숙청된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해임도 당·군·정의 인적개편을 지속으로 단행하면서 ‘김정은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를 감행한 장성택을 제거하고 그 일당을 숙청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수행그룹도 김정일 시대에 비해 점진적으로 원로그룹에서 젊은 신진인물로 교체됐다. 작년에는 김기남, 박도춘, 김양건 등 당비서와 부장급, 친인척 등 60∼70대 그룹의 수행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황병서(53회·2위), 박태성(49회·4위), 마원춘(43회·5위), 장정남(40회·7위) 등 부부장급과 군 부책임자급을 중심으로 한 전문성을 갖춘 50∼60대 신진세력의 수행 빈도가 늘었다.
더불어 김정은 체제 2년은 과거에 비해 ‘시장 활성화’와 평양을 중심으로 소비·문화생활이 확대된 반면, 반체제행위, 탈북자문제, 불순영상물 시청 등의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장성택 신변 문제와 관련, 당국자는 “신변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장성택이 실각함에 따라 북한의 경제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장성택의 실각으로) 군이 득세할 것이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 “향후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북한이 여러 죄목을 들어 장성택의 숙청 사실을 전한 것은 “리영호는 신변상 이유로 직위해제한다고 한 것이 전부인데 이번처럼 자세하게 열거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도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중요한 결정은 공식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어 당국자는 “김정은이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고 권력기반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설사 장성택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북한의 체제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