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실각’ 쉬쉬하려던 北 공개돼 민감 반응할 것”

장성택이 실각됨에 따른 북한 내 체제 불안정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북한이 불안 요소를 대외적으로 돌리고 체제를 결속시키기 위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어 남북관계가 당분간 냉각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성택은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와 특구 조성 및 외자유치를 중심으로 한 개발구 추진을 주도한 인물로 이번 실각도 중국식 개혁개방을 도모하려는 장과 체제의 위협이 덜 되는 모기장식 개방을 추구하려는 김정은과의 충돌로 빚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향후 북한이 외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은은 지난해 7월 리영호 숙청 직후 8월 한 달 무려 7차례 군부대를 방문하고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잦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섬 방어대들을 시찰했던 만큼 이번에도 북한이 ‘국지도발’ 등의 군사적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4일 각 군의 주요작전 지휘관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지전뿐 아니라 전면전에도 대비할 것을 전군에 주문한 데 이어 북한 지도부의 특성과 핵 능력, 시나리오 등을 고려, 한미 공동 대응전략인 맞춤형 억제 전략을 세워 적 도발을 억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북한은 최근 각 기관을 동원해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비방을 강화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장성택의 신변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두고 비난을 이어갈 수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소장은 데일리NK에 “북한이 내부 권력투쟁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충분히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도발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만 통치 자금이 필요한 북한이 경제개발을 위해 중국 등 외부의 눈치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장성택이 실각되는 과정에 권력 갈등 요소가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려고 했던 북한 당국이 우리 측의 공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장성택의 실각을 통해 권력 공고화를 꾀하려는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이 따르는 외부 도발을 감행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결정으로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을 자랑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동요 움직임은 일어날 수 없다. 북한이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외부 도발도 일어나지 않을 듯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김정은에 의해 이번에 발탁될 신진 세력은 대남 관계 문제 등에 대해 김정은 말만 듣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수령에 대한 충성, 체계 수호에 대해 굉장히 보수화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남북은 지금처럼 당분간 냉각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북한은 엘리트들의 동요를 수습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내정에 힘을 쏟을 것”면서 “장성택 실각이 북한 경제 변화와 대남 도발의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