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南비난 목소리 높이는 북한

’북핵 사태’ 속에서 북한이 남측을 겨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뒤이어 개최된 제 19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조기종결, 핵실험(10.9)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등 숨가쁘게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남측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거나 공세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에 따른 쌀·비료 지원 중단 조치에 이산가족 상봉 중단 선언으로 맞선 데 이어 최근에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찬성에 크게 반발하며 남한과의 대화 거부 입장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 자칫 남북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져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공세 사안을 보면 인권결의안 찬성을 비롯해 군사 및 주적, 간첩사건, 금강산과 개성, 방북 문제, 반(反) 한나라당 투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폭이 넓다.

특히 방송이나 신문 뿐만 아니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의 대남기구나 단체가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최근 가장 격렬하고 빈번하게 대남 비난전을 펼치고 있는 사안은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에서 남한이 찬성표결을 한 것.

북한은 인권결의안 통과 직후인 지난 18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6.15 공동선언의 기초를 파괴하고 북남관계를 뒤집어 엎는 용납 못할 반통일적 책동”이라면서 ’엄중한 후과(결과)’를 경고한 이후 언론매체를 동원해 연일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민족의 존엄과 이익보다 외세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을 지탱해나가는 자들은 우리와 상종할 체면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이런 입장은 참여정부와 대화중단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유엔총회 인권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는 지난 20일 외무성 대변인이 나서 “공화국(북)에 대한 정치적 모략의 산물로 단호히 전면 배격한다”고 밝힌 이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조평통은 지난달 31일 남한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훈련 참관단 파견을 “동족대결과 전쟁참화를 불러오는 용납 못할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한국군의 무기 개발과 공군사관학교 교수들이 제기한 한국형 군사전략 주장에 대해서도 목청을 높이고 있다.

북한의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지난 15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동족을 겨냥한 무기개발 책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말했으며 조평통은 공군사관학교 교수들이 제기한 한국형 군사전략 주장에 대해서도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기 위한 위험천만한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은 남한 ’호전세력’이 미국과 결탁, 전쟁도발을 기도하고 있다며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한국민들에게 주한미군 및 핵무기 철거와 미국에 추종하는 호전세력들의 반북 대결 책동을 배격할 것을 촉구했다.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23일 해내외 동포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 “남조선 인민은 미국의 핵우산을 배격하고 선군정치를 적극 따르자”고 주장했다.

주적 문제와 간첩사건도 거론하고 있다.

조평통은 지난 4일 남한 군 당국이 북한을 주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도발”이라고 주장했으며, 민노당 전·현직 간부들의 간첩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30일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를 통해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의 계획적인 날조이고 철저한 모략”이라고 언급한 이후 비난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도 밝히고 나섰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1일 금강산관광 대가의 현물 지급 등을 포함한 사업방식의 변경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면서 그런 사태가 조성될 경우 “해당한 조치를 단호히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조평통은 15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사시에 대비한 북한군의 제1선 기지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발언과 관련, “완전히 허위날조된 모략극으로 우리 정치체제를 중상모독한 중대도발 사건”이라고 비난하며 개성공단 사업은 전적으로 남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통일부의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의 방북 신청 불허 등을 문제 삼으면서 남한 당국이 민간단체의 방북 길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나라당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화협은 지난 2일 “한나라당과 같은 친미역적의 무리를 그대로 두면 북남 내왕과 협력의 길이 막히며 온 민족이 핵전쟁의 재난을 입게 된다”며 반(反) 한나라당 투쟁을 부추겼다.

특히 내년 대선과 관련,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막아야 한다면서 반(反)보수대연합을 연일 주장하는 등 대남 선동전을 강화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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