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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시적 기근’이 아닌 ‘만성적 기근’의 상태로 외부의 식량지원으로는 북한 근본적인 식량난을 해소할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사장 유세희)가 4일, 4·19혁명기념도서관에서 주최한 ‘북한 식량난의 진실과 해법 : 대북 식량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대북식량제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고난의 행군시기 이래로 북한은 상습적으로 해외 구호양곡에 의존해 왔다”며 “구호양곡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은 ‘일시적 기근’에 대비한 대책일 뿐이고, 대북비료지원도 식량증산을 돕는 대책이지만 (북한의) ‘만성적 기근’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기근의 본질은 북한 당국의 농업정책의 실패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과 공산국가간 무역 침체로 식량수입이 부진했던 이유라며 ‘식량획득권리(Food Entitlement)’의 총량 감소라고 평가했다.
이어 “식량획득권리가 편중 분배되어 있다는 것도 북한 기근을 낳는 원인이다”며 “권력층에 편중된 식량획득권리 문제와 군사적 중요성에 따라 북한 동북지역부터 배급을 중단했던 일이 그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상시적으로 식량은 총량의 부족을 겪고 있으며, ‘고난의 행군’의 경우는 총량 부족이 외부에 두드러진 기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구호식량제공, 비료공급, 농업기술지원은 결국 총량부족 해소만 겨냥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 교수는 “북한이 만성적 기근을 해소하려면 스스로 ‘식량획득권리’를 확대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식량지원국들은 정기적으로 북한이 만성적 기근에서 탈출하는 경제정책을 시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대북식량지원의 방식에 대해서는 “모든 대북식량지원국 또는 단체와 협의체를 결성해 대북 식량지원의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모자라는 식량을 스스로의 힘으로 구입할 능력을 갖추도록 경제를 개혁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식량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선, “농업진흥청에서 2007년 생산량을 전년대비 약 50만t 감소한 401만t로 추정한 바 있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07년 생산량을 300만t으로 추정한 바 있다”며 “1995년~1997년 고난의 행군 기간 총공급량이 441만t~512만t이었음을 감안할 때 현재 북한의 식량사정은 심각한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식량 부족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과거 북한의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은 식량의 자급자족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였으나 결과는 파국으로 치달았다”고 평가한 후 “(북한은) 스스로 생산한 식량이 필요량에 미달하더라도, 독자적으로 부족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기근을 해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