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방송 ‘자유북한방송’에 테러 위협

▲ 2004년 발생한 황장엽 테러위협 사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수사가 종결되고 말았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라디오방송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에 대한 테러위협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오전 3시 15분경 서울 양천구 신청 7동에 위치한 00빌딩 <자유북한방송> 사무실(2005년 중순까지 사용, 현재는 다른 사무실로 이전) 앞에서 사람 모형의 인형에 과도가 꽂힌 채 발견됐다고 <자유북한방송>이 밝혔다.

인형은 백색 뚜껑이 닫혀진 플라스틱 통 안에 담겨져 있었고, 칼이 꽂힌 자리에는 붉은 색 액체로 핏자국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통 위에는 <자유북한방송> 명예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방송국에 대한 협박과 비방이 실린 유인물 2장이 발견됐다.

이 플라스틱 통은 <자유북한방송> 사무실 윗층에 살고 있는 건물주인의 딸 내외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양천경찰서는 기무사, 국정원 등과 함께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수사 진행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남한 사회에서 사실상 간첩활동으로 볼 수 있는 이런 살해협박 위협이 벌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보 공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엄중한 수사를 통해 조속히 배후를 밝혀 낼 것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또 “살해 협박 사건이 벌어졌지만 방송국 관계자들이 직접 목격하지 못해 범인들이 뿌린 유인물의 구체적 내용조차 모르고 있다”며 사건의 전모를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경찰 당국에 요구했다.

이밖에도 <자유북한방송>은 지난 해 12월 대북단파방송을 시작한 이후 북한의 방해전파로 2006년 1월 10일 경부터 정상적인 청취가 불가능한 상태에 처했다.

<자유북한방송>은 이후 5880KHz을 통한 기존의 송출을 중단하고, 저녁 7시부터 7시 30분 사이 방송되는 1170KHz의 주파수를 확보했으나 지난 9일부터 북한이 또다시 방해 전파를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방송국 측은 밝혔다.

한편, 북한인권단체에 대한 테러위협과 협박이 수차례 발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 배후가 밝혀진 적은 없었다.

지난 2004년에는 <탈북자동지회> 사무실 앞으로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 씨와 전 여광무역 사장 김덕홍 씨에 대한 살해 위협이 담긴 협박 편지와 피 묻는 흉기가 발견 됐었다. 이에 앞서 2000년에도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앞으로 주요 활동가 다섯 명 이름이 부착된 쥐의 사체가 배달 됐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