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외교, 평화체제 ‘실질-형식적 변화’ 개념 제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6일 최근 화두로 제시된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송 장관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외교안보연구원 주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비전과 과제’ 세미나에서 평화체제에 대한 여러 문제를 설명하면서 ‘실질적 변화’와 ‘형식적 변화’라는 논리를 화두로 꺼냈다.

우선 그는 1990년대 후반 제네바 4자회담에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가 다시 국제적 이슈로 부각된 계기가 된 북핵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하는 대신 여타국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에너지 지원을 제공하고 관련국간 관계를 정상화시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다자안보 대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입체적 접근방식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공동성명 4조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가 진전되고 이와 병행해 남북관계가 확대.심화됨으로써 한반도 안보상황의 변화가 있게 되면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송 장관은 말했다.

송 장관은 그러면서 “비핵화를 기초로 미.북 관계 정상화와 남북관계 발전이 이뤄지면 이는 평화체제 수립에 필요한 ‘실질적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진전과 함께 직접 관련된 당사자들 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형식적 변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라는 게 송 장관의 논리다.

송 장관은 이어 “실질적 변화 부분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6자회담에서 북한 주요 핵시설을 올해 말까지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기로 합의가 이뤄졌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세부 조치가 합의돼 다음달 초부터는 구체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송 장관은 또 200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실질적 변화의 또 하나의 핵심축인 남북관계의 확대.심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 정상선언 4조에 남과 북이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직접 관련국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도록 협력하기로 하고 동시에 핵문제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 및 2.13합의 이행에 공동 노력키로 한 점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는 비핵화가 실현되면 한국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는 한.미 간의 협의와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수립될 한반도 평화체제는 이를 실제로 지켜나갈 남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국과 중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시 관여했던 지위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유엔이 적절한 방법으로 이 체제를 지지하는 문제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미래역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평화체제가 수립된 후에도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면서 새로운 동북아 안보 환경에 맞는 역할을 지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전체적인 상황을 조망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들판에서의 작업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가 수립되고 동북아에 새로운 다자안보대화체제가 출범하면 역내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투자해야 할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며 아울러 역내와 역외 간 경제협력에 활력을 주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장관은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된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불능화가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는 시점에서 평화체제 협상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직접 관련 당사자들과 협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다양한 형태의 회의나 회담도 가능할 것이며 또 동원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평화협상이 개시된 후 비핵화를 포함한 제반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과정을 거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함으로써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화로의 여정에는 예기치 못한 난관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거와 같이 시도와 좌절이 반복되는 시지프스의 고행이 돼서는 안될 것이며 이번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목표에 도달하는 마라톤 평원의 완주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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