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외교 “남북문제만 나오면 작아진다”

“`누구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는 노랫말처럼 북한 문제가 나오면 굉장히 작아진다. 그것을 최근 우리도 경험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이화여대에서 행한 특강의 질의응답 세션에서 최근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정부가 기권한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이 같이 뼈있는 말을 했다.

지난해 찬성에서 올해 남북관계 등을 감안, 기권으로 돌아선 데 대한 외교 실무수장으로서의 복잡한 소회가 묻어난 발언이었다는 게 주변의 대체적 반응이었다.

그는 또 “유엔 회원국 중 (경제력) 80~200등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과 한국의 GDP가 같다”면서 “엄청난 외교력을 가지고 많은 국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분단 상황이라 남북한 문제만 나오면 작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송 장관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탈북자 수용 등을 통한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인권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인권에 대한 외침이 있고 인권에 대한 행동이 있는데, 인권 존중을 외치는 것은 쉽지만 힘든 사람들에게 방을 내 주고 이부자리를 깔아주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정부는 그에 대한 예산을 써가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외교적 측면과 남북관계 측면은 한편으로는 상충되고, 한편으로는 보완되는 요소를 갖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지지없이 통일을 할 수 없고 남북 분단을 소화하지 않은 채 국제적으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단 비용 극복’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필요성에 언급, “한국 외교가 안고 있는 가장 핵심적 사항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정상적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는 비뚤어져 있는데 계속 앉아 있다 보면 비뚤어진 의자에 휜 허리를 안고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그런 면에서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하며 핵문제가 같이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조그마한 방에 한 사람이 수류탄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같이 잘 살자고 하면 잘 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가장 비싼 외교가 가장 싼 전투기 보다 싸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한 뒤 “우리 같은 나라에 왜 60여만 군대에 연간 250억달러 이상의 군비를 써야 하나, 외교부가 전체 재외 공관을 빌려쓰고 아프리카 원조하고 유엔 분담금 내는 돈 등 다 합해도 전투기 10대 값이 안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또 “분단이 없다면 우리가 동북아의 큰 나라들 사이에서 굉장한 발언권을 가진 채 우리의 삶의 지평을 넓히고 더 당당히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서 “오늘 제 이야기를 듣고 나서 통일 비용과 분단 비용에 대해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1967년에 처음 만들 때 제 선배들이 마지막 협상을 끝낸 뒤 통음하고 울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현행 한미 SOFA는 다른 나라들과 전체적 균형을 맞추고 있을 만큼 우리나라가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송 장관은 “세계에서 자기 군대를 자기가 지배하지 못하는 나라는 어디 가서도 힘을 못쓴다”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 제3세계에 대한 개발협력 지원 등에서 국가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피와 살을 희생할 용기를 갖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없다”고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