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외교·李통일 임명돼도 해임건의안 제출 어려워”

▲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

친북반미 성향이 문제가 돼 야당이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송민순 외교·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한나라당은 해임건의안 제출 등의 강력 대응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30일 기자와 만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와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권한은 이제 대통령의 선택만이 남았다”며 “대통령의 선택을 보고 당의 대응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임명을 강행한다면) 대응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에 대해 “국회 내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수 있지만, 이는 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두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불가라는 강경입장을 취해왔던 김 원내대표의 태도가 사뭇 누그러졌음이 역력했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이틀 전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임기까지 거론하며 정치판을 뒤흔들자 한나라당 내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조절하자는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무산 이후에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두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막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임기발언 이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할 경우 대통령을 너무 흔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에 봉착할 것을 우려하면서 기조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임건의안’ 제출은 정치적 무리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진영 의원은 “송민순, 이재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인사를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굳이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해임건의안’을 낼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흥길 의원도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민순, 이재정 두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해임건의안 제출은 정치적 무리수라고 판단 하기 때문에 선택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두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재차 요구한 상태다. 송 후보자는 이달 30일까지, 이 후보자는 다음달 7일까지 보고서 채택을 요구했다. 따라서 두 후보자 모두 보고서 제출 시한이 지나면 대통령의 권한에 따라 임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해외 순방길에 오를 다음달 1일 이후 두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