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외교-루가 상원의원 면담에 관심 집중

지난 7일부터 미국 워싱턴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9일 오전 (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외교위원회 간사.공화)을 만난다.

송 장관과 루가 의원의 면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북한 핵시설 폐기 단계의 일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루가 의원은 과거 구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핵시설 폐기를 위한 지원방안을 담은 1992년의 `넌-루가 법안’을 발의한 당사자다.

이 법안은 관심국들이 공동으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대신 핵보유국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우크라이나 방식’의 원조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송 장관이 루가 의원을 만나는 것은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이후 폐기 단계로 접어들었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연계돼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 핵시설이 폐기되는 것을 대비해 원자력 산업에 종사하는 북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을 재훈련하고 재취업시키는 문제 등을 폭넓게 다뤄야 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넌-루가 법안에 잘 정리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가 의원 스스로 자신이 입안한 ‘넌-루가 방식’을 북한 핵 문제에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북한 당국과 직접 협의해 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루가 의원은 지난 5일 라디오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보좌관 2명을 최근 북한에 보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경우 얻게 될 정치.경제적 이익을 북한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외교위원장과 루가 의원 보좌관들은 조만간 뉴욕에서 김명길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 대사와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이런 움직임이 미 의회 내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긴밀한 협조 아래 초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2단계인 불능화 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되면 그 이후 단계인 핵폐기 작업을 넌-루가 방식에 적용하는 문제를 놓고 미 의회가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북한측과의 협의가 진전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가 되면 미 행정부와 예산확보 방안 등을 본격 논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내년부터 북한 핵시설의 폐기를 추진하게 될 경우 미국 의회의 초당적 지원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감안해 송 장관이 특별히 루가 의원과의 면담을 추진하게 됐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미국은 넌-루가법안 등 관련법에 따라 모두 16억달러 규모의 정부예산을 마련해 수천 기에 달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핵탄두와 미사일, 잠수함과 폭탄 등을 제거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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