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中탈북자 83% “항상 공포에 시달려”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의 대다수가 우울증과 불안, 초조, 공포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es)는 18일 중국 내 탈북자 1천346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응답자의 51%는 부분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corder)’를, 26%는 심각한 수준의 PTSD를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탈북자들의 이주 경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탈북자들이 이 질병에 약한 이유는 북한에서의 굶주림과 인권유린 경험, 그리고 중국 내에서 불법 체류자로 항상 불안한 생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TSD는 전쟁, 천재지변, 화재, 신체적 폭행, 성폭행 등의 신체·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겪는 정신질환이다.

보고서는 “인터뷰에 응한 탈북자의 67%는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며 “16%의 탈북자는 북한에 남은 가족들 걱정을, 15%는 영주권이 없다는 불안함에 PTSD를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불안감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또한 “‘내게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97%에 달했고, ‘항상 공포에 휩싸여 있다’는 응답자도 83.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두려움으로 재중 탈북자들은 절망과 자포자기 상태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북자들이 직면한 정신적 문제들은 중국에서의 취약한 환경과도 관련이 있지만, 오히려 북한에 머물 때 이미 존재했던 것”이라며 “원조 식량 배급에서의 부당함, 식량난 시기 당시 가족들의 죽음, 수용에서의 감금 등 지금까지 북한 당국에게 받았던 그들의 경험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이러한 (북한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을 선택한다”며 “북한에서보다 중국에서의 상황이 훨씬 좋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이러한 특수한 고통에 국제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 한편, 이들이 (중국에서 겪는) 문제들은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궁핍함이나 억압에 비하면 아주 작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 또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터뷰한 탈북자의 53%가 ‘탈북 여성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된 경우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며 “북한 당국이 강제 북송된 탈북여성이 중국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임신 여성은 강제로 낙태를 시켜 중국에는 탈북 여성들이 낳은 무국적 아이들이 떠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터뷰 결과 탈북자의 95%는 경제적 이유에서 탈북 했고, 정치적 이유에서 탈북한 사람은 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의 주민경제는 식량배급 등 정치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중국 정부가 주장 하는 대로 탈북자를 ‘경제이민’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2004년 8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선양(瀋陽), 옌지(延吉), 투먼(圖們) 등 중국 11개 지역에서 PTSD에 대한 훈련을 받은 전문가 48명들이 탈북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뤄졌다. ▶ 보고서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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