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故) 김일성 주석을 상징한다는 김일성화는 어디서 왔을까.
북한 매체들은 1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일성화 명명 40돌(4.13) 기념 중앙보고회 소식을 전하면서 이 꽃에 얽힌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야기는 1965년 4월 김 주석이 인도네시아를 친선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수카르노 대통령은 김 주석에게 명예공학박사 칭호를 수여하는 동시에 식물학자 분트가 육종했다는 난과(蘭科)의 열대식물에 김 주석의 이름을 붙였다. 이 렇게 김일성화가 탄생했다.
꽃은 수카르노 대통령 사후 그의 아들에 의해 ’덴드로븀 김일성란’이란 정식 학명도 얻었고 국제 식물학회에 등록되기 시작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이 40돌 기념 보고에서 “저명한 국가활동가였던 수카르노 대통령을 뜨겁게 회고한다”며 방북 중인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르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 것은 이런 인연 때문이다.
하지만 1965년 이름을 얻은 김일성화가 평양을 첫 방문하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당시 이미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60년대 후반 이후 급격한 정세 속’에 자취를 감춘 김일성화를 찾아오도록 인도네시아에 대표단을 급파, 두 달 만에 꽃을 북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때가 1975년이며 일반인들에게 꽃이 공개된 것은 이로부터 2년 뒤인 김 주석의 65회 생일 때였다.
이후 김일성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북한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개량하고 대량 번식에도 성공했다. 또 각지에 김일성화 온실이 건립됐으며 1999년부터는 김일성화 축전도 열리고 있다.
북한 언론은 “김정일화가 세기에 세기를 이어 더욱 아름답게 만발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일 동지의 영도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의 효성을 강조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