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2차 상봉단, 北 가족 부둥켜안고 오열…”살아계실줄은…”

“맏아들이에요, 맏아들. 살아계실줄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태어나 처음 만난 북측의 아버지 조덕용 씨(88) 앞에서 남측의 아들 조정기 씨(67). 한국전쟁 당시 뱃속에 있던 아기는 60이 넘어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했고, “68년을 기다렸다”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24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며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상봉장에 입장해 각 테이블별로 착석한 남측의 가족들은 약 15분 뒤 장내에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북측의 가족들을 맞이했다.

남측 동생 권혁빈 씨(81)는 북측의 형 권혁만 씨(86)가 상봉장에 들어오자 “저기 형님 아니야”라며 단번에 알아보고는 다가가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함께 온 남측 동생 권혁찬 씨(84)도 북측의 형에게 “혁찬이야”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껴안고 울었다. 남측의 두 형제들은 북측의 형을 첫 눈에 알아봤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이번 2차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강정옥 씨(100)의 가족들 역시 북측 가족 강정화 씨(85)가 상봉장에 들어서자 한눈에 알아보고 “저기다 저기!”라고 외치며 반가워했다. 북측의 여동생은 올해 100세가 된 남측의 언니 옆에 앉아 손을 잡았고, 두 자매는 서로를 꼭 안아주며 볼을 맞댔다. 강정옥 씨는 “정화야, 정화야, 아이고 정화야. 고맙다”라며 수십 년 만에 만난 동생의 이름을 불러 그리웠던 마음을 표현했고, 북측 동생은 그런 언니에게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이번 상봉 최고령자인 남측 강정옥(100·왼쪽) 할머니가 북측 동생 강정화(85)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휠체어를 타고 있던 남측의 동생 이인숙 씨(82)도 북측 언니 리현숙 씨(86)를 바로 알아봤고, 이후 두 자매는 서로 손을 맞잡은 채 테이블에 얼굴을 묻어 통곡했다. 북측의 언니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려 손목에 묶었던 손수건을 풀자, 동생도 하얀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60여년을 떨어져 있었지만, 두 자매는 우는 모습부터 행동까지 꼭 닮은 모습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량차옥 씨(82)는 이날 남측의 다섯 자매와 만났다. 한국전쟁 당시 교복을 입고 서울로 왔다가 북한으로 끌려간 언니를 68년 만에 만난 남측의 여동생들은 반가움의 눈물을 흘리며 량차옥 씨 주변에 몰려들었다. 남측의 여동생들은 “들어오는데 언니 모습 알아보겠더라” “언니도 역시 아버지를 닮아서 인물이 좋다” “언니 예쁘다”며 계속해서 북측의 언니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남측의 여동생 안갑순 씨(82)는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들어온 북측 오빠 안갑수 씨(83)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오열했다.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남측의 남동생 안광수 씨(64)와 여동생 안영옥 씨(60)도 이날 처음 만난 북측의 혈육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떨궜다.

한편, 이번 2차 상봉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금강산으로 향한 남측의 이산가족은 81가족 총 326명으로, 이들은 앞선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북측의 가족들과 2박 3일 간 총 12시간을 함께 보낼 예정이다.

앞서 20~22일에 진행된 1차 상봉은 남측 이산가족이 북측의 가족들을 찾아 만났다면, 24∼26일 열리는 2차 상봉은 거꾸로 북측 이산가족이 남측의 가족들을 찾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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