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통일운동가 책 北에서도 출간한다

남한의 장기수 출신 통일운동가가 쓴 책이 북한에서도 정식 출간된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1년을 복역한 통일운동가 최선웅(64)씨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베이징(北京)시내 한 호텔에서 평양출판국 심모 국장 등 평양출판사를 대표한 북한측 인사 3명과 자신의 작품 4권에 대한 출판계약을 맺었다.

심 국장 등은 12일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최씨와 접촉하고 계약내용에 합의했으나 계약 당일에는 참석하지 않고 대신 중국측 대리인을 통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 최씨는 “심 국장 등이 ‘큰물로 인한 피해복구에 바쁜 가운데 정부의 비준을 받아 왔지만 기자회견은 허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2개월 안에 평양에서 재차 출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책은 이로부터 2개월 뒤에 출간돼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남한 작가가 쓴 책이 북한에서 출간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어서 큰 관심을 끌고있다.

북한에서 출판될 최씨의 작품은 옥중수기인 ‘해 뜨면 돌아가리라’를 비롯해 이념서적 ‘천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단편소설과 수필 등을 묶은 ‘통일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등 세 편과 시집 ‘우주바깥에서 좁쌀만한 지구를 보다’ 등이다.

이 중 ‘해 뜨면…’ 등 세 작품은 2003년 남한(책만드는 공장 출판)에서 출간한 바 있고 시집은 처음 출간하는 것으로, 한국어.중국어.일본어로 남북한 동시 출간을 추진중이라고 최씨는 밝혔다.

또 ‘천기를…’은 남북이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남북에서 나누어 촬영하는 합작 제작 형태의 영화화 제의를 북쪽으로부터 받아놓은 상태라고 그는 덧붙였다.

평양출판사는 매권당 초판 5천부씩 찍고 인세는 국제관례(판매가격의 3%)에 따라 저자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북한측은 앞서 2003년 6월부터 2차례에 걸쳐 평양민족출판사를 통해 최씨에게 팩시밀리 전문을 보내 최씨의 저서 3권의 출간 의사를 전해왔으나 우리 정부의 불허로 미뤄져 오다 지난해 광복절을 기해 통일부가 전격 승인하면서 출판계약이 추진돼 왔다.

최씨는 계약서에 서명한 직후 “가슴 벅차다. 통일운동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67년 일본을 통해 북한을 방문해 7개월간 머물면서 사회민주주의청년연합 활동을 한 혐의로 10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특별사동의 장기수들에 대한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책을 쓰려다 발각돼 1986년 재수감된 뒤 1996년 출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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